이게 교육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26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가 발표한 ‘2015 대한민국 초·중·고생 학습시간과 부담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학생들이 교사와 학부모로부터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 사교육을 강요받고 있다.
이는 전북지역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 전국 초중고 학생 6,26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서 전북 응답자는 333명이었는데, 고교생 응답자 167명 중 81명(48.5%)이 오후 보충수업 참여를 강요받는다, 53명(31.7%)은 야간자율학습 참여를 강요받는다고 했다. ‘불참시 불이익이 있거나 조건을 요구해 사실상 강제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상당수였다. 도내 학생 73%는 사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물론 보충수업 등을 강요 때문에 참여한다고 응답한 학생들도 학교와 학부모가 바라는 ‘진심’을 모르는 바 아닐 수 있다. 문제는 학교 프로그램에 마지못해 참여하는 학생들은 껍데기만 교실에 있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양을 물가로 인도할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 학생 공부도 마찬가지다. 공부하라는 사랑의 독려가 강요나 학대가 될 수 있다.
무엇이든 스스로 깨닫고 자발적으로 임할 때 비로소 효과가 난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학교와 학부모는 먼저 학생이 자발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학생들이 ’외부 ’힘’에 의해 억지 공부한다고 느끼는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 사교육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정규 교육과정의 난이도 조절도 필요하다. 학교 교육은 학생들의 수준과 관계없이 정해진 교육기간 동안 정해진 수준의 학습 과정을 진행해 나가도록 돼 있다. 불특정의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같은 학년이라도 동급생간 수준차가 존재하고, 뒤진 학생은 공부에 흥미를 잃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방황한다. 이런 류의 부작용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수업 난이도가 높다(62.3%), 수업량이 많다(71.9%)고 한 응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교와 학부모는 학생들 편에 서서 다양한 맞춤형 진로 지도를 해야 한다. 세상은 우등생만을 위한 세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