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 속에 그린 인물을 살아 숨 쉬는 것처럼 치밀한 묘사를 구현하는 서완호 작가(32).
그랬던 그가 9월 3일부터 9월 16일까지 여는 ‘우진문화공간 제61회 청년작가초대전’에선 변화를 시도했다.
서 작가가 이번에 선보이는 그림에서는 대상을 왜곡해서 묘사한다. 온전히 살색이어야 할 얼굴에 파란색, 노란색, 회색을 덧칠했고, 일부는 얼굴에서 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처럼 표현했다. 어떤 여성을 묘사한 작품에서는 코 부분에 굵은 검은색 사선이 그려져 대상의 얼굴이 분절되고 흩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존에 그가 추구하던 하이퍼 리얼리즘(극 사실주의)을 유지하며, 일종의 변형을 추구한 것이다.
그는 본래 사진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묘사를 추구하는 작가였다. 가령, 인물의 얼굴에 세월이 만지고 간 주름이나 세세한 모공 같은 것들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심지어 비닐을 쓴 인물을 묘사할 때도 비닐의 미세한 구멍까지 세밀하게 그렸었다.
서 작가는 “사진으로서 부각시킬 수 있는 부분을 넘어, 작가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추상적인 요소를 그림에 표현하고 싶었다” 며 “이번 작품들의 인물은 타인에게 보편적으로 비춰지는 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무의식적인 요소, 즉 공동체 사회에서 드러낼 수 없는 표정이나 감정 등 말할 수 없는 요소들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했다.
전주예고, 전북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지금까지 3차례의 개인전을 열고, 30여 차례 단체전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