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여교사들 몰카

도교육청 "피해교사 심리치료·인사조치 지원" / 2차 피해 우려, 가해 학생 타지역에 전학 갈 듯

‘워터 파크 몰래카메라 촬영 사건’이 잊히기도 전에, 이번엔 고창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여교사들을 상대로 ‘몰래카메라’ 촬영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전북도교육청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고창 A고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 B군이 지난 7~8월 이 학교의 젊은 여교사 5명을 상대로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B군은 수업 시간에 교사에게 질문하는 척하며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치마 속을 사진으로 촬영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A고교 측에 따르면 B군은 해당 사진을 유포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정황상 학생들끼리 알음알음으로 사진을 돌려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A고교는 지난달 24일 이 사건을 인지했으며, 26일에 선도위원회, 28일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B군에 대한 처분 및 피해 교사들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피해 교사 중 B군의 담임교사인 C씨는 사건에 대한 충격으로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담임 교체 및 심리치료 요청에 대해 수용하기로 결정했으며, C 교사가 타 학교로 전보를 신청할 경우 이를 수용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고교는 B군에 대해서는 퇴학 처분을 내리되 오는 4일까지 자진 전학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고창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을 통해서 생길 수 있는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전북 지역이 아닌 타 지역으로 전학을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도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고창경찰서는 A고교를 방문해 해당 사건에 대해 파악하고, B군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그러나 도교육청에 따르면 A고교는 해당 사건을 ‘성범죄’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경찰의 정보 제공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에 따르면, 이같이 다른 사람의 신체 부위를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했거나 이를 유포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권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