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예방관리 최선 다해야

▲ 정규순 산림조합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삼천리 강산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봄과 가을이라는 계절이 차츰 퇴색해지고 있으며, 여름과 겨울이라는 극과 극의 계절만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예전과는 달리 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온 국민이 갈수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를 고스란히 느껴야 했고, 현재는 그 단계를 넘어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식수 고갈이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옛날의 보릿고개가 현재는 가뭄 고개로 변화한 듯하다.

 

하지만 그 시기만 지나면 바로 집중호우로 이어져 온 나라가 홍수를 대비해야만 하는 등 동남아 기후대에서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같은 이유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편리를 도모한 문명의 이기로 환경은 점진적으로 복구되기 힘들만큼 파괴되어 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 또한 환경파괴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더운 여름철 자연이 주는 가장 큰 재앙은 지구의 온도 상승과 관련된 살인적 더위라 여겨졌지만, 실상은 규모적인 피해를 야기하고 있는 태풍 및 집중호우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과거 몇 차례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대부분 태풍의 눈이 우리 한반도를 덮치지 않고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으로 비켜나가 재산과 인명의 피해가 큰 경우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점 태풍의 규모 및 발생이 빈번해져 우리나라는 매년 재해복구비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며, 특히 산사태의 발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크게 발생시키고 있는 산사태는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로 인하여 상류에서 발생한 소규모 산사태가 계곡부에서 토석류로 확대되어 생활권지역에 대규모 재해를 유발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산사태는 한번 발생하면 그 위력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많은 물적·정신적 피해를 안겨준다. 전북지역은 화강암과 편마암류에 흙이 덮여 있지만 흙 깊이가 얕고, 침엽수림이 많아 산사태에 취약한 편이다. 따라서 산림조합에서는 그동안의 경험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연재해의 위험을 충분히 숙지하고,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도내 13개 시군에 사방사업(사방댐 : 산사태나 땅밀림 등으로 토석류 재해를 저지하고자 황폐한 계천을 횡단하여 구축하는 공작물, 계류보전 : 호우시 계류를 안정시켜 인근 마을 및 농경지 침식을 완화하는 목적)과 산림사업(숲 가꾸기, 조림 등)을 실시하여 건강한 숲을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그 많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실행하였음에도 아직도 자연재해의 위험은 도처에 산재하며 사고는 예고없이 찾아오는 것이 다반사라 도민 여러분들의 주의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여름이 끝나가는 와중에 제16호 태풍 앗사니가 북상 중에 있다. 현재 예상 진로는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으로 잡혀있고, 이제껏 태풍의 눈이 우리나라를 관통한 적이 많지 않아 안전 불감증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지리산 피아골에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재해와 우면산 산사태 재해를 다시 한 번 떠올리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