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식도동, 새만금동 변경 안된다

▲ 황경 김제시 새만금전략과 시드밸리지원담당
새만금에서 만금(萬金)이란 명칭은 금만평야로 불러왔던 김제 만경평야를 일컫는다. 풍요롭고 살기 좋은 기름진 옥토를 지칭하는 축복의 땅으로 인식했던 금만평야를 21세기 서해안 시대를 맞이해 더 새롭게 꿈과 희망의 새로운 땅이라는 뜻에서 ‘새’ 자(字)를 붙여 새만금이라고 부른 것이다. 따라서 새만금은 김제지역의 고유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김제시의 명칭을 도용해 군산시에서 오식도동 명칭을 새만금동으로 변경하고자 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새만금과 김제시를 폄하시키는 것 같아 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황당할 뿐이다.

 

오식도라는 고유 명칭을 존중해 육지로 변한 지역의 특성을 살려 군산시 오식도동의 지형에 걸맞는 미래 지향적 비전에 맞게 변경하려는 것을 누가 탓 하겠는가? 요즘 혐오감을 주는 이름이나 놀림감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이름을 바꾸려는 사람이 하루에 400여명이나 된다고 하니 좋은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꿈과 비전을 강화 한다는 뜻에서 좋은 것 같다.

 

그러나 김제를 형상화하고 상징하는 새만금을 군산시의 부속동 이름으로 폄하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군산시에서 추진하는 오식도동 명칭을 새만금동으로 변경하는 것은 새만금 속에 새겨진 고귀한 뜻을 훼손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김제시의 행정구역은 모악산을 중심축으로 북으로는 만경강이 익산시와 군산시와의 경계를 이루며 흐르고, 남으로는 동진강이 정읍시 및 부안군과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만경강이란 지명은 최소한 1250년 이상 유래를 가진 지명이다. 동진은 부안고을의 동쪽나루를 뜻하며, 정읍시 산외면 상두리에서 발원해, 새만금 방조제를 통해 황해로 유입되는 국가 하천이다.

 

선견지명이란 말이 있다. 옛 조상들이 전통적으로 불러오던 마을 이름에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지어진 신기한 이름이 많이 있다.

 

실례로 진안군 정천면 용평리에 ‘코 크니[비대(鼻大)]’라는 마을이 있었다. 지금은 용담댐 수몰로 마을 전체가 없어졌지만 6·25전쟁 때 미 24사단장 ‘딘’소장이 남쪽으로 피신해 금산군을 거쳐 ‘코 크니’ 마을 뒷산까지 와서 피신하고 있을 때 산에 나무하러 갔던 주민이 코 큰 사람이 숨어 있는 것을 보고 주재소에 신고해 포로가 됐다. 이를 보면 ‘코 크니’마을 지명과 깊은 관련이 있는 선조들의 선견지명을 떠올리게 한다.

 

김제시의 금만평야는 한국의 가나안에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풍요로운 들판이다. 기름진 옥토에 끝 없이 펼쳐진 지평선평야는 1700년전에 이미 벽골제를 만들어 생명산업의 근간인 벼농사의 성지가 됐다. 만경강과 동진강 사이 넓은 평야에 자리 잡고 있는 김제시와 새만금은 풍요로움의 상징인데 군산시에서 오식도동을 새만금동으로 바꾸려 한다니, 김제시 밖에 또 하나의 새만금동이 생긴다는 것은 중복을 넘어 혼선을 주는 발상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새만금에 포함된 오식도동을 새만금동으로 명칭을 변경하려는 것은 김제시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손상시키는 일이다. 군산시는 새만금동 명칭 변경을 재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