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라북도 교육감의 발언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우리 사회는 갑론을박에 빠졌다. 주지하다시피 교육감은 교육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수장이다.
그러므로 교육감의 말 한마디가 교육 현장에 미치는 파장은 깊고도 넓다. 페이스북 등 SNS에 직접 자신의 생각을 적고 많은 이들과 의견을 나누는 일은 부지런하지 않으면 시도할 수 없는 일이다. 빈틈없이 빽빽한 일정 속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소셜네트워크 같은 공간이 바쁜 사람들에게는 고마운 것이기도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 뒤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도 대단해서 어떤 사람들은 SNS를 기피하기도 한다. 걸러지지 않은 말과 글이 심사숙고를 거치기도 전에 불특정한 사람들에 의해서 여기저기 퍼 날라지고 하는 중에 원치 않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3년 전부터 관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등에 학생들을 취업시키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런 사실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 심각한 사례로 취급되고 있다. 그런데 교육감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유력일간지인 프랑스 르몽드 자매지에 그대로 실려 유럽에 까지 전해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교육자 개개인의 다양한 교육철학은 존중받아야 하고 그런 다양성 속에서 조화로운 의견교환을 통해 더욱 멋지고 탐스러운 결실을 걷을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조차 이번 교육감의 글을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국민이 피땀 흘려 키운 삼성이라는 글로벌기업에 우리 지역의 학생들이 한 명이라도 더 많이 취업해야 하지 않을까? 극심한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그렇지 않아도 힘들기만 한 취업시장인데 어느 회사에는 입사하지 말라는 교육감의 SNS를 통한 공개적인 글이 과연 박수받을 일인가?
교육감 개인이 어떤 구조적 부정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해도 전체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서 말을 아껴야 한다. 정말 잘못된 일이라 한다면 정면 승부보다는 우회적으로 개선책을 고려하는 것이 성숙한 모습이라고 본다. 그동안 교육감 개인의 철학에 의해 펼친 교육행정의 결과로 전북교육에 끼친 손해가 막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기업의 선의를 무조건 내친다면 소통하는 교육감의 이미지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 누구보다 학생들을 사랑하고 학생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교육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로 인한 논란의 불구덩이에 우리 학생들을 끌고 들어가지 말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