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전용구장 건립사업은 3만3000㎡(1만평) 부지에 국비와 체육기금 등 약 300억 원을 투입해 전국 최대 규모인 24면짜리 배드민턴전용구장과 숙소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국가대표 배드민턴 전용구장 유치에 성공한 당진시는 “뛰어난 접근성, 최적의 전용구장 입지 여건, 부대 인프라 구축 계획 등을 세워 체육인과 의회, 시민이 하나가 되어 전방위적 유치활동을 펼쳐 이뤄낸 결과”라고 자랑했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24면 규모의 국제적인 전용구장 건립으로 각종 국내외 대회 개최는 물론 연간 243억원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당진을 국제적인 스포츠 중심도시로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 배드민턴 전용구장은 2018년 준공 예정이다.
충남 당진시와 마지막까지 유치 경합을 벌인 도시는 전주시였다. 그동안 배드민턴 스타를 줄줄이 배출하며 배드민턴의 성지, 중심지, 메카, 요람 등 온갖 수사를 다 붙여도 모자랄 정도의 배드민턴 도시 전주가 무명의 당진에 넉다운, 패배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주시의 배드민턴 전용구장 유치 실패는 사필귀정이다. 스포츠에 대한 투자는 도외시하면서 화려한 과실만 따먹겠다는 빗나간 욕심으로 가득찬 지역에 누가 손을 들어주겠는가. 민망한 일이다.
최근 전남 화순 출신 이용대가 유명하지만, 전주 출신 배드민턴 스타들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11개의 메달을 따냈다. 박주봉, 김문수, 정소영 선수가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김동문 선수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하태권 선수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들 다섯명의 금메달리스트에 이어 장혜옥, 정재성 선수까지 가세해 올림픽 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배드민턴을 전북이 낳은 스타들이 이끌어왔다. 최근에도 전주생명과학고 배드민턴이 전국대회 2연패를 하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메달을 따면 환호만 했을 뿐 지역사회는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았다. 이용대가 금메달을 딴 뒤 전남 화순군이 200억 원을 들여 전용경기장을 지었지만, 전북은 익산에 김동문 배드민턴장이 있을 뿐이다. 이번 경합에서 전주시는 부지제공 의사를 밝혔지만, 당진시는 부지는 물론 건설 예산까지 확보했다. 게임이 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