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대신 대형마트에서….’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이 전통시장이 아닌 대형마트 앞에서 펼쳐졌다. 기존 인식과는 180도 다른 역발상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다.
매년 명절때가 되면 각급 기관단체들이 전통시장에서 장보기 행사와 전통시장 이용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대상자들은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이어서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전통시장 활성화를 호소하는 격”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0일 전북지방중기청(청장 정원탁)과 시장상인회·전북중소기업단체협의회·자치단체 등 민관 합동으로 펼친 전통시장 이용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캠페인은 과거와 달랐다.
도내 주요 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한 장보기와 전통시장 이용을 호소하는 캠페인이 병행됐지만, 과거와 달리 대형마트와 역 및 버스터미널 등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는 곳에서 캠페인이 집중됐다.
전통시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캠페인을 벌여야 효과가 높은 것 아니냐는 어찌보면 아주 단순한 역발상에 따른 것이다.
이날 오전 업종별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들과 함께 전주 모래내시장을 찾은 정원탁 청장은 “그 동안 전통시장 활성화 캠페인은 전통시장에서 단순히 장을 보는 수준에 머무르거나 이미 시장을 애용하고 있는 고객을 상대로 이뤄지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전통시장을 이용하지 않는 ‘잠재 고객’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시장 외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홍보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대형마트 앞에서 전통시장 이용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상생 차원에서 이해해줄 것을 대형마트 측에 미리 협조 요청했고 이해를 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캠페인은 전주와 익산 등 전북지역 6개 시 역·대형마트 등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도 이뤄졌다. 200여명의 참가자들은 이날 도내 각지에서 시민들에게 홍보물과 장바구니를 나눠주며 온누리상품권·전통시장 이용을 독려했다.
전주 모래내시장에서 수산물을 파는 정현용 씨는 “곧바로 손님이 눈에 띄게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도움이 되리라 본다”면서 “좋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상인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만큼 사람들이 전통시장에 더 큰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장보기 행사에서는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과 도내 중소기업협동조합 이사장협의회의 후원으로 마련된 700여만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이 물품 구입에 사용됐다. 이 물품들은 곧바로 각 지의 아동·노인·다문화가족 등을 위한 사회복지시설로 전달돼 추석을 앞두고 따뜻함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준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장은 “전통시장을 도우면서도 중소기업 지원 기관의 사회적책임을 강화하며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