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 예술 공동체 위한 소통을"

전북도립미술관, 아시아현대미술전 국제세미나 / "특색 있는 상설 전시·지역 예술인 협력도 필요"

▲ 지난 11일 완주군 구이면에 있는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세미나가 열려 아시아 현대미술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아시아 각국이 예술이라는 통로로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다른 역사성을 지닌 각국의 예술가들이 문화공동체를 만드는 담론의 장이 지속돼야 한다는 것.

 

이는 지난 11일 완주군 구이면에 있는 전북도립미술관이 개막한 ‘아시아현대미술전2015’의 국제세미나에서 모아졌다.

 

이날 열린 세미나는 ‘우리에게 현대 아시아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김찬동 경기문화재단 뮤지엄 본부장이 사회를 보고 장석원 도립미술관장, 나카오 토모미치 일본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학예연구사, 중국 국가화원 이론부의 주치 씨와 라이 시앙링 전 대만 타이베이 현대미술관장이 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각각 아시아현대미술전의 개최 당위성과 일본 후쿠오카 트리엔날레 개최 사례, 서양 현대미술과 아시아 현대미술의 흐름, 예술의 사회적 실천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어 우다큰 대만 타이베이 아티스트 빌리지 디렉터, 서상호 오픈스페이스 배 대표, 이승우 평론가, 김선태 예원대 교수가 토론자로 주제의 논지를 확장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아시아현대미술전이 지향해야 할 의제로 문화공동체의 형성을 주문했다. 현대사회의 문제는 개별 개인이 풀 수 없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간 연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장석원 관장은 “각국의 환경과 역사가 다르지만 서로 얽혀있는 사회적 정치적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예술로 소통, 대화해야 한다”고 운을 띄웠다.

 

아시아미술과 서양미술이 지난 100년간 영향을 주고 받는 쌍방향으로 발전했다고 발제한 주치 씨는 “그동안 서양의 방법, 언어로 아시아를 설명해 아시아의 현대성에 대한 구축과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아쉬웠다”며 “아시아의 현대예술사를 놓고 함께 살펴 과거에 대한 인식을 마련한 뒤에라야 앞으로의 논의가 이어지고, 이는 문화공동체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태 교수도 “아시아는 하나가 아니고 고정된 실체가 존재하지 않지만 담론의 통로로 엄연히 존재한다”며 “미래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문화의 통로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보탰다.

 

이는 아시아현대미술전의 지속성을 위한 제언으로 이어졌다.

 

라이 시앙링 씨는 도립미술관의 역할과 지향점을 공공성에 두고 조언했다. 그는 “지역에 있지만 서비스는 국제적이어야 한다”며 “공공성 띤 의제를 설정해 특색 있는 전시를 상설로 열어 예술과 대중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년 다른 주제로 변화하고 복잡한 아시아 현대미술을 고찰하며 재조명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카오 토모미치 씨는 후쿠오카트리엔날레를 예로 들며 “이번 전시는 앞으로 새로운 게 시작된다는 인상을 주었다”며 “ 후쿠오카트리엔날레도 시작 당시 ‘그런 현대미술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15년간 자료를 축척하며 성장한 만큼 아시아현대미술전도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들려주었다. 아울러 그는 “후쿠오카도 지방정부의 예산 지원이 점점 어려워 시작보다는 지속이 더 중요하다”며 “아시아 미술을 중심에 두지만 지역 예술인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막한 ‘아시아현대미술전 2015’는 오는 11월15일까지 아시아 14개국 35명 작가가 회화, 입체, 설치, 미디어 등 100여점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