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가게 공동세일 '업주 속앓이'

지역적 특성 고려 없이 품목·가격 정해 / 물량 확보 등 어려움, 전북 41곳만 참여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나들가게 전국 공동세일전’을 향후 지역적인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세일 품목과 가격 등이 일괄적으로 정해진 탓에 세일전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참가 자체를 꺼리는 점주들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14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전국나들가게협의회를 중심으로 지난 12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전국 484개 나들가게에서 공동세일전이 진행되고 있다. 세일전 기간 이들 나들가게에서는 채소류·양념류 등 100여개 품목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도내에서는 전주와 군산, 익산 등에서 모두 41개 나들가게가 참여했다.

 

지난달 열린 첫 전국 공동세일전에 참여했던 점포의 행사기간 평균 하루 매출이 행사 이전의 같은 기간에 비해 9.1% 증가하는 등 상당한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두면서 정기행사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 도내 전체 나들가게 636곳(5월 기준) 중 6.4%(41곳)만 참여하며 지난번(4.2%, 27곳)과 비슷한 수준의 낮은 참여율이 나타난 데에는 일선 나들가게 점주들이 느끼는 고충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주에서 나들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세일 대상 품목과 할인가를 행사가 임박해서야 전달받는 바람에 물량을 확보하거나 거래처와 가격을 조절하는데 애를 먹었다”면서 “손님이 많이 늘었지만 할인가를 맞추려 밑지고 파는 물건도 많다”고 말했다.

 

채소류와 계란 등 지역별로 유통가격에 차이가 있는 품목마저 같은 할인가를 제시하게 되면서 상품공급업체에 ‘이 가격에 해달라’는 본의 아닌 갑질을 하거나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것이다.

 

‘나들가게 상품공급사’를 통해 공급되는 물품은 같은 가격에 들어오기 때문에 부담이 적지만 신선도 등을 이유로 자체 조달해야하는 품목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수익이 거의 남지 않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고 파는 품목도 있어 장기적으로 개선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나들가게 점주는 “가게가 협소하고 취급하지 않는 품목이 많은데다 가격 역시 조절하기 힘들어 공동세일전에 참가하지 않았다”면서 “동네 특성에 맞는 세일전을 자체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