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에는 ‘시민이 뽑은 박경철 시장이 임기를 다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쓰여 있고, 맨 밑에는 ‘대법원 제3부 대법관님께’ 라고 적혀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익산지역 시골이나 시내권에서 발견되고 있는 탄원서는 일률적으로 동일한 양식이다. 따라서 특정 세력이나 단체가 주도면밀하게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문제는 탄원서 서명 주체가 공무원일 가능성이 높고, 이들이 일부 통반장을 동원해 서명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통장은 실제로 그러한 요구를 받았다고 실토했다.
익산시민단체도 “접수된 제보를 보면 동장이 통장들을 대상으로 목표치까지 할당하는 방법이 동원되고 있는 것 같다. 시에서 주도하지 않고는 이렇게 치밀하고 은밀하게 진행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게 사실이라면 궁지에 빠진 시장 개인의 구명을 위해 공조직을 이용한 셈이다. 물론 탄원은 자유의사에 따라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공무원을 동원하고 강제성을 띠는 게 문제다.
공조직은 시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조직이다. 시장 개인의 신상과 관련해 활용돼서는 안된다. 시장 개인의 구명을 위해 공조직이 사적으로 활용됐다면 비난 받아 마땅하다.
또 하나는 탄원의 명분이다. 그동안 감동적인 시정을 했다면 탄원 서명은 동정 받을 것이다. 그런데 시의회와의 마찰과 갈등이 증폭됐고 예산확보도 소홀히 했다. 전정희 의원(익산 을)도 “박경철 시장 당선 후 한번도 국가예산에 대한 협조 요청이 없었다.”고 비판했지 않은가.
최근엔 박 시장의 자의적인 업무추진비 사용도 눈총 받고 있다. 하루에 3700만원이나 집행했고, 간담회에 참석도 하지 않은 과장들을 참석한 것처럼 꾸며 업무추진비를 지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마디로 박 시장을 구명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
대법원은 하루 빨리 재판기일을 공지해 익산시정의 에너지 낭비를 막아야 옳다. 대법원에 빠른 판결을 요구한 이춘석 의원(익산 갑)의 판단은 전적으로 옳다. 그래야 지역의 혼란스런 정치상황이 극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