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를 많은 분들은 기억 하실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중 라이언 일가 아들 4명을 전쟁터로 보내서 3명이 전사하고 하나밖에 남지 않은 상황을 보고 받은 미 대통령은 막내아들 라이언 일병을 구해 오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군사 작전이 펼쳐지는 내용입니다.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아주 인상 깊은 전쟁 영화이지요.
군산 지역에 최근 뜨거운 감자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북대학교병원 군산 분원 설치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결국은 군산 지역의 총체적인 의료문제가 걸린 사항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를 두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에 빗대어서 제안 하는 것입니다.
때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개봉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저는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이면서 전북의대 동창회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군산의료원 문제가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군산의료원을 타 기관에 위탁 운영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당시에 앞장을 서서 군산의료원을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위탁 운영하자고 주장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였습니다. 이 지역 최고의료기관인 전북대학교 병원은 우수 의료진 확보와 운영에 있어서 타 기관 보다는 비교 우위에 있으며, 군산의료원은 일반 병원과는 다른 공공성과 공익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사립대학병원이 운영하는 것보다는 전북대학교병원과 같은 국공립 병원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원광대학교병원이 위탁 기관으로 선정되고 최근까지 운영 되었습니다.
하지만 군산시민들은 전북대학교병원이 군산에 와 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였고 급기야 전북대학교병원은 자립적으로 군산지역에 분원을 진출하기로 결정하고는 부지 선정 작업까지 마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2가지 큰 변수가 발생하였습니다. 2014년도에 원광대학교병원이 군산의료원의 만성적인 적자를 감당 할 수가 없다고 하면서 갑자기 위탁 경영을 포기한 것입니다.
그리고 전북대학교병원이 이미 선정한 부지인 군산시 옥산면 백석제가 멸종위기인 독미나리의 최대 군락지임이 밝혀졌고 이를 보존하기 위한 환경단체의 건립 반대 주장이 날로 거세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부지 매입은 끝이 났고 건립에 필요한 일부 예산도 국가로부터 확보된 상태이므로 전북대병원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며 부지를 바꿔서라도 분원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고수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전라북도는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현재의 군산의료원을 전북대학교 측과 협의해서 위탁 경영이 아닌 아예 전북대학교병원 분원으로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한편 전북대학교병원이 군산지역에 분원을 세울 경우에는 중복 투자와 환경단체와의 갈등은 물론이고 최근에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동안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군산의료원은 운영상에 직격탄을 맞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여기에 나머지 개인 사립병원들도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중복 투자도 피하고 환경단체와의 갈등도 해소하면서 군산지역 의료기관들의 입장도 고려하고 군산 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를 제공 할 수만 있다면 이 또한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만한 일이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