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60이 넘은 내게도 그런 늦둥이가 있다. 하지만 내 늦둥이는 나를 ‘부모’라고 부르지 않는다. 부안군민 모두를 ‘부모’라고 부른다. 사실 호적에도 없는 늦둥이다. 부안군민 모두의 자녀들인 것이다.
요즘 대한민국의 현실, 특히 부안의 현실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그리 녹록치 않다. 바로 열악한 교육환경과 엄청난 교육비 때문이다. 이는 곧 인구감소로 이어졌고, 부안군은 지난 1960년대 17만명이던 인구가 현재는 5만 7000명으로 약 3배 가량 감소했다. 앞으로도 어디까지 감소할지 모른다.
이에 반해, 대학 신입생의 경우 1인당 평균 학비는 연간 535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부안군의 대학 진학자가 연 평균 390여명임을 고려하면 매년 약 21억원이 대학 등록금으로 소요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엄청난 사교육비까지 합치면 팍팍한 농촌 살림살이에서 감당키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중한 학비 부담은 과거처럼 돈이 없어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부모의 경제력 차이가 학생의 교육력 차이로 이어져,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불합리한 사회현상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부모와 학생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역의 우수 인재 육성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래서 부안군은 지난 2004년 ‘부안군 나누미근농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군민과 향우들의 참여로 53억원의 장학기금을 확보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으나, 현재의 장학기금으로는 부안의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지역의 인재를 육성하는 데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옛말에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치면 한 사람을 돕기가 매우 쉽다’는 뜻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앞에서도 언급한 매년 부안군 대학 진학자의 1년 학비 총액인 21억원을 부안군 인구수(5만7000명)로 나누면 아주 놀라운 금액이 나온다. 부안군민 1인당 3000원이다.
바로 부안군민 1인당 매월 3000원씩만 후원하면 부안군 대학 진학자 중 신입생 모두 1년 치 학비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3000원은 적은 금액이지만 이것이 바로 ‘십시일반’의 놀라운 힘이다.
이에 따라, 부안군 나누미근농장학재단은 지난 5월에 16명을 위원으로 장학재단후원회를 구성하고 장학기금 300억원 조성을 위한 ‘부안사랑 1인 1구좌 갖기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장학재단 후원회에서는 범군민 1인 1구좌 갖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학비걱정 없는 부안군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매월 3000원의 기적! 그리고 1만원 후원계좌 개미군단의 위력!
이는 부안의 미래인 우리 자녀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금액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