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CCTV 제 구실 못 한다

10대중 7대 얼굴 식별 못해 / 1대도 없는 학교 전북 54곳

도내 일선 초중고교에 설치된 CCTV의 10대 중 7대가 자동차 번호판이나 사람의 얼굴조차 식별할 수 없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안이나 출입문에 CCTV가 단 한대도 설치되지 않는 전국 60개 학교 중 전북도내 학교가 54개(초등 16, 중학교 27개, 고교 11개)나 차지한다는 국감에서의 지적에 이어 나온 CCTV 운영상의 문제점으로 관리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CCTV 설치에 대한 도교육청의 명확한 지침이 없는데다 김승환 교육감이 CCTV 설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북도의회 송성환 의원(새정연, 전주3)은 22일 열린 제32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도내 초중고교에 설치된 8510대의 CCTV 중 자동차 번호판이나 사람 얼굴을 식별할 수 없는 100만 화소 미만이 5865대로 68%나 되며, 50만 화소 미만도 4943대로 전체의 58%나 된다”며 “눈뜬 장님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CCTV 관리문제는 그동안 도의회에서 몇 차례 지적이 있었지만 뚜렷한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2월 김종철 의원이 도정질의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한 이후 설치된 2224대 중에서도 100만 화소 미만이 373대, 50만 화소 이하도 140대나 되기 때문이다.

 

송 의원은 “과거라면 몰라도 최근에는 CCTV의 성능이 매우 좋아지고 가격은 낮아졌는데도 이러한 저화소 CCTV를 계속해서 설치하는 것은 도교육청이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스템이 없고 김 교육감의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 교육감은 개인정보 보호와 인권 등의 이유로 유치원 CCTV 설치를 공개적으로 반대했으며, 올 도교육청 예산에 CCTV 설치 예산이 단 한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일선 학교들은 자체 판단에 따라 학교에 배정된 예산에서 재량으로 CCTV를 설치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