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고창 봉덕리 고분군’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31호로 지정됐다고 24일 밝혔다.
고창 봉덕리 고분군은 4기의 분구묘(墳丘墓)로 이뤄져 있다. 분구묘는 흙이나 돌을 이용해 봉분과 같은 분구를 조성하고 그 위에 매장 시설을 만드는 무덤 양식이다.
이번에 사적으로 지정된 고분은 4기 중 발굴 조사가 끝난 1호분과 정밀지표조사·정밀실측이 이뤄진 2호분이다. 두 무덤은 육안으로 형태가 확인될 정도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특히 동서 약 70m, 남북 약 52m, 최고 높이 약 9m에 달하는 1호분은 전북지역 최대 규모의 분구묘로 꼽힌다. 1호분 발굴 조사 당시 석실·옹관·석곽 등 다양한 매장 시설이 발견됐고, 1호분 4호 석실에서는 금동 신발과 중국 청자 항아리 등 축조 세력이 당시 고창지역의 최상위 계층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유물이 출토됐다.
고창 봉덕리 고분군은 평지나 구릉에 조성하는 일반적인 분구묘와 달리 구릉의 경사지를 깎아 땅을 고른 뒤, 그 위에 석실을 만들고 봉분을 쌓은 점이 특징이다. 1호분과 2호분의 경계 지점은 대규모 구릉을 파내 묘역을 구분했는데, 이러한 고분 축조 방법은 마한·백제지역에서 확인된 적 없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