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빛난다(All things shining〉 (휴버트 드레이퍼스, 숀 켈리, 2011). 이 책에서는 이 시대에 가치 있는 삶이란 개인주의에서 탈피해 ‘공동체주의’를 지향하고 인간의 ‘자율성’을 인정하되 ‘나’라는 독단적인 한 인간이 모든 것을 관장할 수 없음을, 그리하여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영향력을 충분히 인정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감수성’을 요구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삶은 ‘위험성’을 내포하는데 적극적으로 체험하고 부딪치며 깨달은 경험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성을 감수하지 않는 삶이란 무의미한 권태, 또 무표정과 불안으로 추락하는 삶일 뿐이라고.
노령화 시대 '뭘 할지' 고민해야
이 글은 어렵기 짝이 없는 이 철학 서적을 누군가 정리해놓은 내용이다. 나 역시 초등학교 2학년 때, 옆집에 사는 드러머의 연습 소리에 반해 드럼을 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대사까지 지내셨던 한 분은 현재 드럼 연습에 매우 열중하고 있다. 역시나 그 이유를 물어보니 은퇴 후 아프리카에 다시 돌아가서 봉사활동을 하려면 그들의 ‘리듬감’을 조금이나마 배워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행히 내 주변의 사람들은 은퇴 후에 문화적인 현상으로 어떤 형태로든지 창의적인 일을 하고 있다.
우리가 겪고 있는 노령화 시대에 가장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 나는 소일거리의 부재에 따른 ‘혼란’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해 왔고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제 와서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는다면 그 누구도 동물적인 ‘쾌락’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를 고민하기 보다는 ‘이제 무엇을 하지’를 더 많이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모든 고민의 시작이 문화적 소양의 결핍에 따라 개인의 창의적 시간을 어디부터 무엇부터 허용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수많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어린이를 상대로 한 프로그램이 가장 관객이 많고 수입이 좋다고 한다. 나의 2세는 보다 문화적인 풍요를 누리길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문화적인 소양을 갖추는 것은 세계를 다르게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며 또한 예술행위 자체에 대한 숙련된 이해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 이를 분간하는 문화적 통찰은 본질적인 참여와 노력 속에서만 구현된다. 이 현상은 우리가 누구인지, 내가 지금 어떤 존재인지를 새롭게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기회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다. 내가 어떤 ‘문화’를 ‘어디서’ 또 ‘어떻게’ 경험하고 이 현상들 속에 있어야 하는지.
오래 전부터 전북은 풍요로운 땅으로 1년 내내 수많은 문화 축제로 넘쳐나고 다양한 문화현상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이제 ‘전주세계소리축제(10월 7일~11일)’는 일년 내내 준비한 전 세계의 다양한 음악가들과 국내외 많은 예술인들,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는 수많은 연주자들을 초청해 5일간의 대 축제를 연다.
문화 소양 갖추려면 참여를
여러분들의 고장, 여러분들의 땅에서, 벌어지는 문화 현상을 당신의 자녀, 당신의 가족, 그리고 당신 ‘자신’을 위해 꼭 참여해주기를 바란다. 선택받은 이 지역에 살면서, 선택받은 문화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린 채 평범한 사람으로 머무르지 않길 바란다. 이 기회를 통해 가족과 소통하고, 자신의 문화적 소양과 소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