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기다린다'… 송 지사, 삼성 우회 압박

국감 수감 소회… "삼성, 내부 논의 기대"

 

‘믿고 기다린다.’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6일 지난달부터 21일부터 시작된 3개 상임위의 국정감사가 끝난 후 삼성의 새만금 투자MOU와 관련해 다소 복잡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예고없이 도청 기자실을 방문한 송 지사는 국정감사 수감 소회를 밝히면서 “이번 국감에서는 여러 현안들이 부각됐으나, 삼성의 새만금 투자MOU 건은 예측하지 못했던 사안”이라며 삼성 건을 꺼냈다.

 

송 지사는 “삼성 문제는 듣는 사람도 갑갑하고 머리가 아플 것”이라면서 “ ‘가짜’라고 하면 쉬운데, 200만 도민을 상대로 한 것인 만큼 (국감에서) ‘약속을 믿는다, 기다린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런만큼 (삼성이)투자하지 않으면 이제 진짜 거짓말이 된다”면서 “(이렇게 이야기 했으니) 삼성에서 내부적으로 대책회의를 하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송 지사는 “이는 미리 내치는 방법보다 믿고 기다린다는 방법을 노린 것”이라며 국감장에서의 언급이 삼성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전략적 답변이었다고 설명했다.

 

송 지사는 이달 2일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삼성의 투자의지를 묻는 천정배 의원의 질문에 “현재까지 삼성의 최고책임자를 못 만났기 때문에 확인할 길이 없지만, 실무자 차원에서 몇 차례 접근했을 때 막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전북도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며, 우선은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삼성은 지난 2011년 새만금 신재생에너지용지에 2021년부터 20년에 걸쳐 풍력·태양전지 등을 포함하는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하는 내용의 양서각서(MOU)를 정부 및 전북도와 체결했다.

 

이와 함께 송 지사는 이날 이번 국감이 지역현안 해결의 기회가 됐다고 자평했다.

 

송 지사는 “처음에는 하나의 국감이라도 피해 볼까 했지만, 국감을 최대의 기회로 활용키로 하고 철저히 준비했다”면서 “그 덕분에 지역현안들이 이슈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새만금 국제공항과 신항만, 지덕권 산림치유원 등이 국감에서 부각됐음을 소개했다. 이는 이번 국감이 ‘칭찬국감’, ‘전북현안 해결국감’이었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더불어 송 지사의 학연(고려대-서울대)과 중앙부처 공직(행자부),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감 의원들과 맺었던 인연도 현안해결에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