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중 W는 J로부터 은행으로 돈을 빌려야 하는데 임차권이 있으면 대출이 안되니 은행직원에게 임대차관계가 없다고 거짓말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W가 J의 부탁을 들어주어야 장래 불이익이 없는 것인지요.
답-민법 제2조는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이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위 규정과 같은 취지에서 권리는 자신의 선행행위와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는 소위 금반언의 원칙이 도출됩니다.
대법원은 유사한 사안에서 ‘갑이 을의 소유건물을 보증금 3400만원에 채권적 전세를 얻어 입주하고 있던 중 을이 은행에 위 건물을 담보로 제공함에 있어 을의 부탁으로 은행직원에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거나 그 보증금을 지급한 바가 없다고 하고 그와 같은 내용의 각서까지 작성해 줌으로써 은행으로 하여금 위 건물에 대한 담보가치를 높게 평가하도록 하여 을에게 대출하도록 하였고, 은행 또한 위 건물에 대한 경매절차가 끝날 때까지도 을과 갑사이의 위와 같은 채권적 전세관계를 알지 못하였다고 한다면 갑이 은행의 명도청구에 즈음하여 이를 번복하면서 위 전세금반환을 내세워 그 명도를 거부하는 것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금반언 내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87년 11월 24일 선고 87다카1708 판결).
하급심법원도 대출받으려는 집주인의 부탁을 받고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허위로 확인하여 주었다면 이후 경매절차에서 대출금 중 변제받지 못한 부분이 발생한 경우, 임차인이 그 손해의 70%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기도 하였습니다(서울지법 1998년 9월 23일 선고 98나11702 판결).
따라서 W가 J의 부탁을 들어줄 경우, 향후 자신의 임차권이 인정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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