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해가 몸을 풀면
한쪽켠의 빈 배들이
지난날의 꿈을 말리고 있다.
이제 눈부신 수평선은
일직선의 제방으로 막히고
만선의 기폭은 노을 속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마지막 체온인 양
서로를 끌안고 있는
저들 위에
갈매기 대신
우렁찬 새만금의 고동소리
일체를 삼킬 듯이 파도 되어 밀려온다.
오 우리의 꿈이었더냐, 희망이었더냐
새만금, 새만금!
△한쪽켠으로 밀려난 빈 배를 생각한다. 세월은 우렁찬 새만금의 고동소리에 묻혀 빈 배를 만들었다. 빈 배는 폐선일까. 아니다, 싱싱한 꿈을 기다리기 위해 배는 꿈을, 희망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렁찬 미래를 가득 채우기 위해 배는 비어 있다. 풍어와 만선의 울긋불긋한 깃발을 기억하고 있을게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