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 폐막] 소리 본향 위상 확인…공간 재정비 과제

야외공연장·편백나무숲 공간 확장 호평 / 축제 운영 안정화…4일간 관객 16만명 / 한옥마을 혼잡 해법 모색·공연 편차 줄여야

▲ 올해 소리축제는 소리전당 야외공연장과 편백나무숲 등 야외무대를 상설공연장화 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은 지난 7일 개막공연 장면. 개막공연에는 4200여명의 관객이 찾았다. 박형민 기자

‘201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5일간의 소리여정을 마무리했다. ‘소리, 빅 파티(Big Party)’를 주제로 어울림마당을 지향한 소리축제에는 29개국 2000여명의 연주자가 160여회의 무대를 꾸렸다. 소리축제를 즐긴 관객은 16만여명(7~9일까지 4일간). 소리의 본향(本鄕)인 전북의 위상을 확인하고 세계음악인들과의 교류의 장도 확대했다.

 

△ 한옥마을 활용 과제로

 

올해 소리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중심으로 한 야외무대의 확장이다. 그동안 대형 공연장으로만 활용했던 야외공연장을 축제 기간내내 상설 공연장으로 이용했고, 전당주변 편백나무 숲에도 무대를 세웠다. 특히 4000석 규모의 야외공연장은 개막공연과 폐막공연외에도 K-포크, 월드뮤직, 대중음악콘서트 등 대중적인 대형 공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축제 조직위가 집계한 결과 야외공연장 객석점유율은 4일(7~9일) 평균 96%로 성황을 이뤘다. 다만 초대권 문화를 지양하고 유료관객 발굴과 확장을 위해 공연관람료를 ‘1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유료점유율은 38%에 그쳤다.

 

편백나무숲을 공연장으로 활용한 것도 호평을 받았다. 한 공연 전문가는 “숲과 소리의 조화가 멋스럽고, 관객들도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옥마을 활용은 여전한 과제로 남았다. 관광객들의 혼잡을 피하기 위해 올해는 한옥마을 공연을 대폭 줄였지만 장소별 편차가 컸다. 소리문화관과 여명카메라박물관은 관광객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공연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는 방해가 됐다. 반면 판소리와 전통국악 공연이 집중된 동헌과 향교문화관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한옥마을이 극심한 정체와 혼잡을 빚어 소리축제 공간으로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축제 공간을 소리전당을 중심으로 하는 방안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전북의 소리’부각시켜

 

올해 소리축제가 전면에 내세운 것이 ‘전북의 소리’. 소리 본향의 위상을 확인하겠다는 것이었다. 개막공연에 전북의 소리꾼 60여명을 한무대에 세운 것도, 또한 전북을 대표하는 농악명인들로 축제 간판 프로그램인 ‘광대의 노래’를 기획한 것도 이러한 의도에서였다. 개막공연 ‘소리, 빅 파티’에는 최승희 김일구 조소녀 조통달 안숙선 박양덕 김수연 김영자 명창 등 내로라하는 소리꾼들이 릴레이로 ‘흥보가’를 들려주는 장관을 연출했다. 그러나 최고의 소리를 치밀하게 엮는 작업은 소홀해 완성도를 높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집행위원장은 “우리 소리도 큰 무대에 세워 진정한 축제처럼 즐기게 하고 싶었는데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개막공연과 광대의 노래뿐 아니라 음악극 ‘혼불’, 호남오페라단의 기획공연, 동남풍 등 전북에서 활동하는 연주자와 연주단체의 무대도 풍성했다. 한 공연기획자는 “전북에서 열리는 축제인만큼 소리축제가 전북의 연주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에 앞장서야 하지만 완성도 있는 무대를 위한 기획과 연출 등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 해외 음악제와의 교류 확대도

 

세계 월드뮤직과의 교류 확대와 한국 전통음악의 세계 무대로의 진출 통로가 되겠다는 것도 소리축제가 오래전부터 표방해온 목표다. 이를 위해 한국의 연주자와 세계 여러나라의 연주자가 동시에 공연을 하는 ‘더블빌(double-bill)’을 늘렸고, 해외 유수의 음악축제 감독들을 초청하는 ‘저니 투 코리안뮤직’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더블빌이 대부분 한 공간에서의 잇따른 공연형식이어서 소리축제가 강조한 ‘비교음악제’를 위해서는 형식이나 내용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회경 조직위 기획홍보팀당은 “소리축제를 찾는 해외 음악감독들과 교류 확대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승택 축제 조직위 사무국장은 “올해 한옥마을 공연장을 줄이면서 전체적으로 관객수는 감소했지만 좌석점유율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4개 시군 찾아가는 소리축제에 대해서는 편차가 크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보완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상업성이 적은 음악문화유산을 콘텐츠로 하는 축제는 긴 생명력을 갖기가 어려운데 소리축제는 고유의 색을 지닌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받는다”며 “유·무형의 인프라를 조화롭게 엮어 참여자와 관객 모두가 만족하는 소리축제로 꾸준히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수정, 김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