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게 작은 소망입니다.”
13일 전주비전대학에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전북지부 주관으로 열린 ‘2015 허그(HUG) 일터나눔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출소자들의 눈에는 생기가 돌았다. 긴 수감생활 끝에 얻은 자유였지만 세상의 냉랭한 시선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터라 이날 취업박람회는 이들에게 더욱 소중한 자리였다.
출소자들의 사회 정착 지원과 재범방지를 위해 전북 지역에서 처음 열린 이날 행사에는 서비스업·제조업·판매업·운전업 등 50여개 업체가 참여해 도내 출소자 200여명을 맞았다.
지난 7월 출소한 A씨(59)는 한 건설업체에 이력서를 냈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취업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지난 5년간의 수감생활을 생각하면 악몽 같지만, 이제는 당당한 사회인으로 거듭나 과거의 잘못을 씻겠다는 의지의 표현처럼 보였다. 이런 A씨에게 월급의 많고 적음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A씨는 “나이가 많지만 체력적으로 전혀 힘들지 않고 건설 분야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다”면서 “일을 하기 위해 운전면허도 땄고, 정기적으로 수입이 생기면 저금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역시 지난 8월 출소한 B씨(47)는 본래 자신의 직업이었던 포클레인·지게차 기사가 되기 위해 한 환경기업 부스를 찾았다. 한순간의 실수로 2년 동안 가족의 생계를 돌보지 못했다는 책임감이 그의 발걸음을 행사장으로 향하게 했다.
B씨는 “누구보다 가장 미안한 사람은 바로 가족들”이라며 “수감생활 동안 2명의 아이들을 홀로 돌본 아내를 생각해서라도 취업에 성공해 당당한 사회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출소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유)대연콘크리트 관계자는 “범죄든 마음의 죄든, 죄 안 짓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자꾸 색안경을 끼고 출소자들을 바라보면 그들의 장점을 놓치고 지나갈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우리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출소자 취업박람회에서는 원스톱 구직상담, 구직자 증명사진 촬영 및 인화서비스, 이력서 작성 클리닉, 신용회복을 위한 신용회복위원회 상담, 영농기술교육을 위한 영농기능취득전문처우센터 상담 등도 진행됐다.
한편 이번 행사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전북지부와 전북 사회적기업협의회, 전북대 사회적기업산학협의회, (사)전북사회경제포럼, 전라북도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공동 주최하고 전북도, 전주지방검찰청, 전주시, 전주시의회, 전북지역 법무유관기관이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