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전북도가 그동안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사업에 얼마만큼 역할을 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동학란으로 치부되던 시대는 그렇다손치더라도 혁명의 역사로 재조명된 80년대 후반 이후에도 전북도는 동학농민혁명 관련 사업에 달리 깊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물론, 정읍 황토현에 기념관을 세우고, 동학농민혁명 특별법 제정 등에 전북도의 지원이 있었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이 그나마 오늘의 대접을 받기까지 주된 역할은 학계와 시민단체의 몫이었다. 전북도는 동학 관련 주요 이슈에서 항상 뒤로 빠졌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국가기념일 제정과 관련해서도 전북도의 역할은 없다. 시군 자치단체간 갈등이 있을 때 그 조정 역할을 할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곳이 전북도임을 고려할 때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송 지사의 이번 도의회에서 발언이 동학농민혁명에 접근하는 전북도의 자세에 일대 전환이 되기를 기대한다. “동학농민혁명은 농민자치 실현과 애국·애족정신, 인간존중과 자유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 정신·문화사적 의의가 매우 큰데도 관련사업을 국가가 주도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는 송 지사의 이날 도의회 발언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는 게 물론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가가 나서지 않는다고 타박하기 전에 전북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챙겨야 한다.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는 무엇보다 전북의 큰 역사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동학농민혁명을 어떻게 기려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이미 학계와 시민단체 등에 의해 활발히 이루어졌고, 그 결과물도 많이 나와 있다. 잘 꿰서 진전시키는 것은 전북도의 의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