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과 아웃컴

▲ 이태용 거리 최면 공연가
스트리트 최면을 시작하면서 내가 그린 나의 최종 모습은 미국 드라마 멘탈리스트에 나오는 주인공, 페트릭 제인과 같은 멘탈리스트였다. 미국과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흥행을 거두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어색한 단어인 멘탈리스트는 쉽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야기하자면 심리적 테크닉을 사용해서 마치 영화나 만화 속 초능력자와 같은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페트릭 제인의 캐릭터를 이루는 가장 큰 축은 아무래도 마음을 꿰뚫는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콜드리딩과 최면이다. 때문에 가상 캐릭터지만 이를 롤 모델로 삼은 나 역시 가장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건 최면과 콜드리딩이다.

 

자신의 명확한 목표 가져야

 

심리적인 테크닉에 기반한 두 기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이루고자 하는 목표라고 볼 수 있다. 이루고자 하는 명확한 목표가 없다면 굉장히 뛰어난 기법이라도 대단한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헛돌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영국의 최면가 제임스 트립은 이러한 목표를 골(Goal)과 아웃컴으로 분류해 설명한다. 골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최종 결과이고 아웃컴은 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형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파티에 초청받아 퍼포먼스를 한다면 파티에서 내 롤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줄 재미난 최면가이고 내 최종 목표인 골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다. 아웃컴은 이러한 추상적 목표를 좀 더 구체화해 내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파티 구성원의 양발을 바닥에 뗄 수 없게 유도하는 것이다. 물론 최면유도를 통해 사람들이 발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모두 다 즐겁게 생각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비약인 면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최면 혹은 콜드리딩과 같은 심리기법을 사용할 때 명확한 효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꿈과 희망에 대해서 듣게 된 자리가 올 초부터 꽤나 많았다. 아무래도 방향성 때문에 자신의 꿈을 쫓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이겠지만 정말 열정에 불타올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활동하는 모습들을 인상깊게 보았다. 사실 나는 그만큼 불타오를 자신이 없었기에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상당히 인상깊으면서도 어느정도 알 수 없는 기시감을 느끼기도 했다. 타인과 대화할 때, 그리고 그들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SNS를 보면 열정과 깡, 악 그리고 불타오름, 뜨거움과 같이 단어들이 굉장히 인상깊게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최근들어서 내가 느꼈던 기시감의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그들의 이야기에서는 골은 들을 수 있었지만 명확한 아웃컴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자신의 영달을 넘어 같은 세대, 주위를 위한 꿈을 가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아웃컴에 대해 듣지 못해 어느정도 추상적인 느낌을 떨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근래 몇몇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결국 포기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땐 가슴 한켠에서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결과 설정하고 확인하도록

 

누군가는 정신력이란 무한한 자원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여러 연구에 의하면 열정과 의지력이란 결국은 어느 정도 그 한계가 정해진 자원이라 어느 순간 바닥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때문에 이러한 심리적 자원을 무작정 사용하다보면 결국은 지치고 포기하게 만드는 한계의 벽을 마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치 물질적인 여러 자원들처럼 열정과 의지 역시 세심하고 계산해서 사용해야 한다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에 대해 명확한 골과 아웃컴을 설정해두고 이에 맞춰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