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법칙·생놀이 오롯이 담아

김계식 시인 시집 〈빛의 함축〉 / 희수 맞아 〈성경전서필사본〉도

 

‘포토샵 같은 건 저만치 손사래치고/ 가장 마음에 드는 모습/ 곱게 담고 돌아오는 길.’( ‘장수사진(長壽寫眞)’중)

 

시의 일상성에 주목하는 김계식 시인. 아내와 영정사진을 찍으러 갔던 날을 이렇게 그렸다. ‘죽음 같은 건 통째 떨쳐버렸는데도/ 누렁이 떠나보낸 날/ 워낭소리 귀에 남은 끝 모를 이명처럼/ 긴 그림자 하나 끌려오고 있었다.’

 

일기쓰듯 시를 쓰는 김계식 시인이 17번째 시집 <빛의 함축> (신아출판사)을 엮었다. 시인은 풍류(風流)와 세정(世情), 회한(悔恨), 운기(運氣), 소원(訴願) 등 자연의 법칙과 생놀이를 오롯하게 시어로 담아냈다.“삶이 평범하기에 시의 내용도 평범하다”지만 시를 마주하는 이들이 감정의 풍요를 느낄 수 있도록 언어를 순화하는데 공을 들였다. 시집에는 ‘이팝나무 꽃’ ‘푸른 연가’등 삶에 애정과 감사, 통찰이 담긴 시 85편이 실렸다.

 

김 시인은 또한 <성경> 을 옮겨 쓴 <성경전서필사본> (신아출판사)도 펴냈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필사한 것이다. 그는 “희수(喜壽)를 맞아 정성을 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필사는 매일 5시간씩 240일을 이어왔는데, A4크기 500페이지 분량으로 묶였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정갈한 글씨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특히 신약은 한문을 혼용해 성경을 쉽게 이해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