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행정예고 기간이 오는 10일까지인 ‘한옥 건축 기준안’에서 한옥은 기둥과 지붕틀 등 주요 구조에 목재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신기술 개발 및 적용 추이 등을 고려해 철골 등 다른 부재를 최대 15개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옥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문제가 많다.
이는 ‘전주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 구역 및 계획(지구단위계획)’에 고시된 전주시의 한옥 기준에 비해 크게 완화된 것이다. 겉만 한옥일 뿐 뼈대는 철골인 건축물이 우려된다. 이번 행정예고가 수정없이 시행에 들어가게 되면 전주 한옥마을에도 가짜 한옥이 건축될 것이 뻔하다.
정부가 엄청난 예산을 들여 유·무형문화재를 전승 보존하고 있는 것은 민족의 정수, 정체성이 오롯이 담겨 있는 선대의 유물유적을 대대손손 물려주기 위한 것이다. 대한민국이 곳곳의 한옥 건축물과 대목장들을 유무형 문화재로 지정, 관리하는 것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독특하고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철골 한옥 추진은 정부가 앞장서 한옥의 문화재적 고유 가치를 끌어 내리는 격이다.
인류 문명은 기술 혁신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한옥 기준안도 시대 흐름에 따라 한옥도 변화 발전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 속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전통적으로 나무 짜맞춤 방식으로 짓는 한옥 건축의 기둥과 지붕틀 등 주요 구조에 철골 부재를 사용하는 순간, 해당 건축물은 더 이상 전통 한옥이 아니다. ‘한옥’이라고 표기해서도 안된다. 이 문제는 엄격해야 한다. 정부가 기둥과 지붕틀 등 주요 구조를 철골로 만드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최근 강판기와로 지붕개량을 하는 집을 모두 전통한옥이라고 부르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지록위마다.
국토교통부는 대한민국 고유 전승 자산인 한옥의 가치를 크게 왜곡 훼손하는 한옥건축기준안을 철회해야 한다. ‘한옥식 철골 목조주택’ 정도의 건축물에나 적용해야 한다.
전통 한옥은 나무만으로 짜맞춤한 건축물이다. 전승 가치를 존중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