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운용조직 성공 정착 핵심은 '국제화'

▲ 이헌승 전북도 경제정책 자문관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싱가포르, 홍콩, 동경. 모두 번창하는 국제도시이자 국제금융투자 중심지이다. 여기에 세계 각 국에서 엄청난 돈이 몰린다. 몰린 돈을 잘 운용하는 전문가도 많이 모인다. 이들은 대체로 높은 교육수준, 충분한 경제력 및 강한 경쟁력을 지닌다. 이들의 거주 여건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국제화가 탁월하다. 다양성·개방성·편리성·민주성·문화예술성 등의 요소가 골고루 풍성하다. 이들이 어우러져 국제화의 수준과 질을 높여 매력적인 도시를 형성한다. 그것이 막대한 돈, 우수한 전문가 및 첨단 지식정보 등을 흡인하고 있다.

 

우리 전북은 내년 10월경 기금운용본부의 원만한 이전을 고대하고 있다. 이전이 완료되고, 이 조직이 혁신도시에 잘 정착하면 큰 변화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 큰 변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이미 500조원을 넘어섰고 앞으로 두 배 이상 더 커질 그 기금의 거대한 운용규모 자체 때문일까? 그것보단 30년 후에 이 본부가 정착할 ‘전북혁신도시’가 현재와 딴판인 ‘국제도시’로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국제도시가 농·생명산업 및 탄소산업을 꽃피워낼 연구개발특구와 연계돼 혁신도시에 ‘국제화’의 꽃을 만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 조직의 이전을 염려하는 시각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미 법규상 본부의 사무소가 전북으로 규정돼 있고, 건물공사가 약 40% 정도나 진척됐으며, 체계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젠 오히려 ‘이전’ 자체보다는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핵심과제에 집중할 때이다.

 

기금운용인력은 누구보다 더 국제화된 고급 전문가들이다. 이들과 만나려고 뉴욕·런던·싱가포르 등 국제도시에서 우리지역에 방문할 많은 전문가들도 ‘국제화’ 수준에 매우 민감하다. 그러니 전문성 및 독립성 강화를 위한 공사(公社)로의 개편 논란 자체보다는 우리 혁신도시가 이들을 수용할만한 국제화 수준을 높이는 비전과 전략의 마련에 더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핵심적인 과제다. 그러려면 국내 어느 지역보다 더 높은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예술성과 민주성에다가 다양성·개방성·편리성 등을 높여서 국제화의 정도와 질을 높여야 하는 것이다.

 

또 우리 지역에서 고급 금융투자인력 양성이 중요한 과제이다. 그러려면 맞춤형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 예컨대 우리지역의 금융투자 전공 우수학생을 기금운용조직과 함께 선발해 세계적인 대학교·금융투자회사 등에 3~5년 유학을 보내는 것이다. 물론 우리지역에 본사를 둔 조직에서 근무한다는 제약을 둬야한다. 소요예산은 지자체·지역대학·기금운용조직·지역은행 등이 분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과감한 지원책을 가지고 앞으로 조성할 ‘금융타운’에 세계적인 유수 금융투자교육기관을 유치하면 더 좋다. 또 혁신도시에 영어·중국어 국제학교를 유치하면 고급인력의 이주 및 정착을 촉진시킬 것이다. 기금운용본부의 이전·정착을 위한 민관협의체의 체계적인 노력이 매우 활발하다. 그것이 전국 혁신도시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직원 이주를 이미 가져왔다. 하지만 고급인력을 위한 매력적인 ‘국제도시’로서의 비전과 전략을 지금 구체화하지 않으면, 서울에 잔류하려는 고급인력과 기존세력의 마음을 전혀 바꿀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