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경로당, 지역 실정 맞게 기능전환 필요

전북지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18.5%인 33만명에 이르고 있다.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고령화 비율이 두 번째로 높다. 노인을 위한 여러 복지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재정이 수반되기 때문에 노인들의 복지수요에 따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빠듯한 전북 재정의 현실에서 무턱대고 노인복지를 위한 재정투자를 늘리라고 요구할 수만도 없다. 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형편을 고려해 중앙정부에서 책임지면 좋겠지만 정부 역시 시원스런 재정지원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 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도 노인들의 복지사업을 효율화 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가 기존 경로당의 기능을 재편하는 것이다.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라 경로당 수도 매년 늘면서 현재 도내에 6500개가 넘는 경로당이 있다. 이들 경로당 중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곳이 많다. 단체장들이 노인 표를 얻는 수단으로 무작정 지어놓고 보자는 측면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로당이 지역에서 차지는 비중을 볼 때 활용 여하에 따라 노인복지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본다. 노인들을 위한 마땅한 여가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경로당은 최소한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경로당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노인복지의 모델이 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 경로당은 노인들이 원하는 복지수요와 거리가 멀다.

 

전북연구원이 3년전 전북지역 노인실태를 조사한 결과 51.6%의 노인이 건강과 질병문제를 꼽았다. 병원의 경우 생활형편상 접근이 쉽지 않고, 요양시설도 심한 질환을 앓지 않은 노인들은 꺼리는 시설이다. 경로당에서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병원이나 요양시설을 이용하지 않고도 노인들에게 맞춤형 복지서비스가 될 것이다. 홀로노인과 경증 치매노인들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도 경로당을 통해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전북경로당광역지원센터에서 건강 및 돌봄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으나 수혜 경로당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6000개에 이르는 경로당 전부를 대상으로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전수조사를 벌여 경로당 실정에 맞게 기능 전환을 해야 한다. 여가 활용의 사랑방 경로당과 별도로 거점 경로당을 지정해 특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건물 리모델링 등 선심성 사업 대신 노인들의 건강과 여가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로당 운영에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