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기념일 '순국선열의 날' 무색…전북 공식 기념 행사 없어

매년 11월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순국선열의 날은 올해로 76회를 맞았다.

 

순국선열의 날은 한국 독립운동의 구심체였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1939년 11월21일 열린 임시의정원 임시총회에서 망국일인 11월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제정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민간단체와 국가보훈처 등으로 행사 주관처가 바뀌다가 독립유공자 유족들의 오랜 여망과 숙원에 따라 1997년 5월9일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서 정부기념일로 복원됐고, 그 해 11월17일부터 정부 주관 행사로 이어져 오고 있다.

 

조국의 광복을 위해 투쟁하다 순국한 영령들의 숭고한 위훈을 기리기 위해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날이지만 이석용·전해산 의병장을 비롯해 750여명의 독립유공자들을 배출한 전북에서는 올해 순국선열의 날 공식 추모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념일의 취지가 잊혀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주보훈지청에 따르면 이날 도내에서 열린 행사는 고흥 유씨 종친회에서 주관한 완주군 일문 9의사 추모제 뿐 정부나 자치단체 주관 행사는 하나도 없었다.

 

조금숙 광복회 전북지부장은 “세월이 지남에 따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이 퇴색되어가는 것 같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역사 교육에 대해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독립 유공자들을 후손들이 잊지 않도록 행사를 열고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보훈지청 관계자는 “해마다 순국선열의 날 기념행사를 치렀지만 올해는 지난달 22일 전주시 덕진동에 전북지역 독립유공자들을 모신 충혼각을 개관하면서 개관식과 ‘순국선열의 날 합동추모제’를 함께 열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