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환경청이 반려한 이유는 백석제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9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는 등 생태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습지보전 1등급에 해당하고, 공사 과정에서 굴착과 지반개량 공사로 지하수 유출, 지하수위 저하로 인한 원형보전습지 건조화 등을 꼽았다. 이 문제들에 대해 환경청은 이미 지난 1월 보완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생태계보전을 위한 저감대책 등이 충분치 못한 것으로 드러나 군산시가 병원 설립에 대한 의지만 앞세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군산시는 독미나리 보전을 위해 원형보전지(당초 1만2000평에서 1만4000평으로 확대)를 확대하고 원형지보전을 위한 차수벽 설치 및 완충 녹지 설치 등으로 멸종위기식물 보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용역결과를 제출하는 등 환경청의 보완요구를 철저히 이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청의 반려 결정이 이뤄진 마당에 환경청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군산시는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백석제 건립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변 환경이 녹록치 않다. 환경청이 보완 요구 당시 백석제를 보전할 수 있는 입지 대안을 검토하도록 한 것이나, 이번 반려 결정에서 백석제를 최대한 원형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 등을 고려할 때 백석제에 병원 건립은 군산시의 고집과 의지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전북대병원이 환경청의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해 부지이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은 그동안 3차 대형병원이 없어 지역에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군산시민들의 숙원사업이었다. 지금도 많은 중증 환자들이 인근 익산이나 전주, 수도권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그렇다고 환경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환경청이나 환경단체만 탓할 게 아니라 새로운 부지를 물색해 군산시민이 바라고 원하는 병원이 건립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