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행정 민낯 드러낸 대통령 공약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사업 혼란 야기 / 지정된 전북 18개 나들가게 중 11개만 이용 가능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사업’이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으나 오프라인 구매처인 나들가게에 대한 엉터리 자료가 그대로 재생산되는 등 탁상행정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기저귀와 조제분유를 구매할 수 있는 전북지역 나들가게 수가 극히 적을 뿐만 아니라 판매 점포 명단에 오른 나들가게조차 품목을 취급하지 않는 등 허점을 드러냈다.

 

19일 전북도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저소득층 영아(0~12개월) 가정을 대상으로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기저귀 지원 대상은 중위소득 40% 이하(4인 가구 기준 월평균 소득 168만 9000원 이하) 가구이고, 이 가운데 산모가 질병 등으로 모유 수유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조제분유 구매 비용도 함께 지원한다. 국민행복카드를 발급받아 나들가게 가맹점이나 우체국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날 전북도는 보도 자료를 통해 ‘결제 가능한 나들가게는 전북 18개(전국 560개)로 근처 점포를 확인해 이용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지원금 결제가 가능하다고 발표한 나들가게 18개 가운데 6개는 해당 품목을 취급하지 않고, 1개는 현재 문을 닫은 상태로 확인됐다. 이들 나들가게를 제외하면 전주, 익산, 군산, 고창, 남원 등 5개 시·군 11개 점포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셈이다.

 

이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소상공인지원포털에 공지한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사업 나들가게 유통점 안내’ 자료를 그대로 쓰면서 발생한 문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측은 국민행복카드 발급사와 가맹 계약을 체결한 나들가게 중 7~10월까지 매출 실적이 있는 560개를 추려 목록을 작성했지만, 일부 나들가게에서는 해당 품목을 취급하지 않고 있었다. 복지부와 전북도는 이를 그대로 활용해 홍보하면서 혼란을 야기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도내 14개 시·군에 판매처를 추가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판매처 목록을 재정비해 품목을 취급하지 않는 나들가게는 제외하고, 의향이 있는 곳은 품목을 확보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라며 “보건소를 방문해 신청해야 하므로 보건소 담당자들이 이용 안내를 충분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