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저항한 이들과 마주하다

'항일의병·독립운동가 초상화' / 어진박물관서 내달 13일까지 / 태조 어진 진본 특별전도 진행

▲ 전북인물작가회 이경례 作 ‘임병찬’

초상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인물 자체로 인식된다. 따라서 초상화를 감상한다는 것은 인물과의 만남이고, 그의 정신과 삶, 더 나아가 그를 둘러싼 시대상과 마주하는 것이다.

 

어진박물관(관장 이동희)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전북의 항일의병과 독립운동가 초상화 특별전’을 다음달 13일까지 어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한다.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기리고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국가보훈처 공훈록(독립유공자)에 등록된 750여명의 전북출신 한말의병과 독립운동가 중 21명의 초상화가 전시된다. 사건을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사에서 벗어나 인물을 중심으로 전북의 독립운동사를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초상화로 만날 수 있는 인물은 항일의병가 임병찬·최익현·정시해·전해산·이석용, 오적을 주살(誅殺)한 이기, 3·1운동가 박준승·백용성·임규, 2·8독립운동가 백관수,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일제에 저항한 김영상·장태수·정동식·설진영·이태현·조희제, 식민지 법정에서 독립을 변론했던 김병로, 주중일국공사를 주살한 백정기, 국내 항일의 김철수, 우리말을 연구한 조선어학회의 이병기, 광복군의 이종희 등이다.

 

회화와 조각 등 다양한 인물 작품을 선보이는 전북인물작가회(회장 권영주) 작가들이 참여해 21명의 생애와 정신을 재해석해 화폭에 담아냈다.

 

한편, 어진박물관 어진1실에서는 개관 5주년을 맞아 29일까지 태조의 어진(왕의 초상) 진본이 전시된다. 어진 진본은 일년에 한 차례만 관람객들에게 공개된다.

 

태조 어진은 1410년 전주에 봉안됐으며, 1872년 박기준 조중묵 백은배 등 8인의 화사(畵師)가 새로 모사했다. 태조 어진은 국보 제317호로, 현존하는 유일한 태조의 초상화이며, 조선초의 초상화 기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동희 관장은 “초상화를 마주하며 감상을 넘어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