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완화가 가져올 비수도권 지역의 황폐화 문제는 신물이 날 정도로 본란에서도 지적했다. 정부와 수도권 자치단체, 대기업 등은 수도권 공장총량제 등 여러 수도권 관련 규제가 기업은 물론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논리로 규제 완화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한 수도권 규제완화 요구는 1997년 IMF 이후 계속됐으며, 그동안 여러 형태로 수도권 규제완화 조치가 취해졌다. 특히 박근혜 정부 들어서면서 ‘투자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수도권규제를 투자활성화를 가로막는 ‘공공의 적’으로 삼아 규제 갤로틴(단두대)에 올렸다. 2013년부터 7차례에 걸쳐 진행된 투자활성화 대책 관련 과제 중 30%가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수도권 규제 완화가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라면 비수도권지역을 희생해서라도 그리 하는 게 옳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경쟁력은 수도권 완화가 아닌, 지역균형발전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선진국 사례를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우리만큼 수도권 집중이 이루어진 선진국이 없다. 오히려 낙후된 지역에 더 많은 투자를 통해 국토균형발전을 꾀하는 게 장기적으로도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길이라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수도권 규제 완화가 국가경쟁력의 마법이나 되는 양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다. 1000만명 서명운동과 비수도권 자치단체, 지방의회 등의 강력한 반발에도 규제 완화의 흐름에 변화가 없다. 비수도권 지역 역시 양보할 문제가 아니다. 전국균형발전지방의회협의회 주최로 지난 24일 전북도의회에서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를 위한 호남·제주권 토론회도 그런 의지를 보여준 비수도권 지역의 기세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갈라져 대치하는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게 국가경쟁력을 감퇴시키는 일이다. 매년 100조원 이상 유입시키며 수도권의 생명줄 역할을 해온 비수도권이 황폐화 되면 결국 수도권도 죽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