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된 전주 신우아파트 붕괴 우려 …주민 '불안 가중'

일부 외벽 금가고 물새, 일부 동은 30㎝가량 기울기도

지은 지 30년이 넘은 전주 신우아파트의 건물 붕괴 우려가 커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30일 신우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와 주민 등에 따르면 1984년 건립된 신우아파트의 지반 침하가 심화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일부 동의 건물에 균열이 가는 등 건물 누후화로 인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1만9천470㎡(약 5천900평) 부지에 5층 높이의 아파트 14개 동으로 이뤄진 신우아파트는 재개발 목소리가 나온 최근 몇 년 사이 2곳의 업체가 재건축을 시도했지만, 낮은 사업성과 주민 간 갈등으로 재건축 추진이 무산된바 있다.

 재건축 무산으로 수년째 방치되면서 아파트의 노후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근래 들어 건물의 균열과 지반 침하 현상 등이 눈에 보일 정도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추진위원회가 지난 10월 정밀조사 업체에 맡겨 시행한 아파트 진단결과, 모든 동의 건물이 'D급(재건축 필요)에서 E급 판정(재건축 시급)'을 받았다.

 특히 매립지 위에 건립된 일부 아파트 동의 지하층 기둥은 부식이 매우 심해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면 붕괴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독거노인 등 저소득층이 주로 모여 사는 이 아파트의 일부 동은 건물이 30㎝가량 기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은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전주시내에 하루 25㎝가 넘는 폭설이 쏟아진 지난주에는 일부 주민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20여 년째 살고 있는 주민 김모(57)씨는 "올 들어 균열이 더욱 또렷해져 지난주폭설 때는 사실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면서 "일부 시설을 고쳐 쓰려 해도 워낙 낡아 리모델링을 할 수도 없고 해서 우리도 조만간 이주를 할까 한다"고 귀띔했다.

 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김정진 회장은 "그동안 재건축을 위해 2-3개 업체와 접촉했지만 모두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포기했다"면서 "현재 재건축이 지지부진한데 시가 나서서 재건축 협의를 서둘러 주던지, 아니면 새로운 이전대책을 세워주던지 결정을 해줘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