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활을 통해 변화된 작품 스타일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많이 떨렸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서 무척 기쁩니다.”
제16회 익산 한국공예대전에서 금속공예작 ‘기(器)Ⅰ’로 대상을 수상한 김석영(36)씨. 그는 “작업을 하며 공예가 가진 실용성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느꼈다”며 “7년간 독일에서 지내며 그릇의 원초적 쓰임새를 고려하면서도 그 안에 무엇을 담을까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고민에 대한 결과물이 바로 출품작 ‘기(器)Ⅰ’이다. 그는 “무엇을 담는 용도를 가진 ‘그릇’의 기능을 물질을 담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비물질적인 정신을 담아내는 추상적인 부분으로까지 확장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청동 그릇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4개의 평면으로 쪼개고 다시 붙이며 기(器)의 형태를 재해석한 작품은 기존의 청동주물기법에 날카롭고 세밀한 공예적 요소를 가미해 주물기법의 디테일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수준 높은 기법을 구사하면서도 기하학적인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절제미 등 조형성을 잘 살렸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가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작가로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김씨는 내년 상반기 수상작을 비롯해 신작들을 선보이는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중앙대 예술대학 공예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국립 뉘른베르크예술대학 금은공예과 마이스터슐러 과정을 마쳤다.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추천작가 선정, 청주공예문화상품대전 대상 수상 경력이 있으며, 현재 중앙대 디자인학부 공예학과에 출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