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각종 위원회 근본적 수술 가해야

전북도가 자문·심의·조정 등을 위해 설치한 위원회 중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위원회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2년간 개최실적이 없는 위원회는 폐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반드시 설치해야 하나 안건 발생 빈도가 낮은 위원회는 비상설로 전환키로 했다. 또 기능이 유사·중복되는 위원회는 통·폐합하기로 했다. 다양한 계층의 위원 구성을 위해 중복 참여위원은 정비하고, 여성위원의 비율을 높이기로 한 것 등이 주요 골자다.

 

위원회 정비의 필요성은 그간 국정감사나 도의회 등에서 연례적으로 지적됐으나 매번 용두사미에 그쳤다. 현재 전북도에 설치된 위원회는 124개로, 위원은 당연직 467명과 위촉직 1751명 등 총 2218명이다. 위원회 가운데 1년간 개최실적이 없는 위원회는 25개(20%)에 달하며, 1∼2회 개최된 위원회는 70개(56%), 3회 이상은 29개(24%)이다. 4개 이상의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위원도 33명에 이르며, 많게는 한 사람이 7개 위원회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런 지경이 되도록 지금까지 방치한 것이 한심하다.

 

위원회가 이렇게 방만하게 설치·운영되거나 유명무실하게 된 데는 위원회를 행정의 장식품 정도로 생각하는 행정편의적인 자세가 큰 이유다. 단체장이 바뀔 경우 새 정책 수립에 따른 새로운 위원회 설립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유사 위원회를 재활용할 수 있음에도 기능이 중복된 위원회를 마구 만들어 비효율성을 양산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송하진 도지사가 ‘삼락농정’을 도정의 핵심 정책으로 삼으면서 만든 ‘삼락농정위원회 ‘의 경우도 그 예다. 기존 농업 관련 정책심의회 기능을 확대시켜 내실을 기하는 편이 옳다고 본다. 140명이 넘는 매머드 위원회에서 효율성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전북도가 기왕 위원회 정비에 나선 바에 위원회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수술을 가해야 한다. 행정 장식품 정도의 위원회는 폐지하고, 위원 구성도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참여시켜야 한다. 도 추진사업에 대해 통과의례로 운영되는 위원회는 필요 없다. 의회와의 관계를 고려해 무작정 의원들을 참여시키는 관례를 깨야 한다. 현재 도의원 상당수가 소속 상임위 관련 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권력 남용의 소지와 견제권 약화의 문제를 안고 있다. 여성 배려를 위해 위원회의 특성에 상관없이 획일적으로 여성 위원 목표제를 정하는 것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