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전대 대치…文·安 '벼랑 끝'

안철수 "재고해달라" 최후통첩 / 문재인 "오늘은 이야기 않겠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혁신 전당대회를 거부한 문재인 대표에게 재고를 요구하며,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하게 이야기 해달라. 더 이상 어떤 요구도 하지 않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내보여 여차하면 두 사람이 결별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최후통첩을 거부해 탈당이 현실화되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권력지도는 물론 야권지형 빅뱅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흐름에 귀추가 주목된다. 도내에서도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탈당문제가 표면화되면서 일부 현역의원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도내 일부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안 전 공동대표는 6일 문 대표를 향해 “지긋지긋한 상황을 이제 끝내야 한다. 혁신전당대회를 거부한 12월 3일 결정을 재고해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10여분 남짓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안 전 대표는 결연한 표정과 단호한 어조로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특히 입장표명 방식을 기존의 기자간담회가 아닌 기자회견으로 하고, 장소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국회 정론관으로 바꾸면서 기자회견 이전부터 안 전 대표의 ‘중대결단’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문 대표의 혁신전대 거부가 ‘기득권에 연연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문 대표의 결정이 진정 당을 위한 결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역공을 취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거행보를 설명하며 문 대표의 결단을 거듭 압박했다.

 

그는 과거 서울시장 후보직 양보, 대통령후보직 양보, 창당 포기 및 ‘김한길 민주당’과의 통합 등을 거론하며 “저는 이제까지 늘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 왔다. 고통스럽고 힘든 선택이었지만 단 한 차례도 분열의 길을 걸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지지자들이 실망하고 비판하고 때론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인내하며 제 길을 걸어왔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었느냐. 국민의 삶이 바뀌었느냐. 정치가 바뀌었느냐. 야당이 바뀌었느냐”고 되물으며 더 이상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이제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묻지도 않을 것입니다”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구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7일께 지방으로 내려가 자신의 ‘중대결단’을 앞두고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후 선거구획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혁신 전당대회 개최를 재차 요구한 것에 대해 “오늘 제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