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47)씨는 올해 친구들과의 송년회를 1차는 간단하게 술을 마신 뒤 2차는 당구장에서 내기 당구를 치기로 했다.
연말에 잦은 송년 모임 때문에 피로해진 것도 있고, 젊었을 때 친구들과 당구를 친 기억도 되살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복고가 추세이지 않느냐. 친구들도 흥청망청식으로 부담되는 송년회보다 어렸을 때 추억을 되살려 망년회를 보내자는데 동의했다”며 “술 대신 당구를 치면 2차를 마무리 해도 12시 이전에는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1980~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등이 인기를 끌면서 복고 트렌드가 이슈화된 가운데, 내리막길을 걷던 당구장 업계가 재 호황을 맞고 있는 분위기다.
술을 무작정 마시는 송년회 형태에서 벗어나는 연말 회식 분위기와 운동도 되는 당구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한몫하고 있다.
7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에 등록된 당구장 수는 모두 1013개로 지난 2013년 806개에서 1년 새 200개 이상 늘어났다. 과거 1990년대에는 등록된 당구장 수가 1500~2000여개에 달한 적도 있었다.
전주시의 경우에도 지난 2013년 400여개까지 줄었던 당구장 수가 현재 470여개 이상까지 늘어난 것으로 당구관련 협회는 추산하고 있다.
당구장 수가 늘고 있는 것은 과거를 추억하는 복고 열풍에다 4명이 즐겨도 2만원 이내의 저렴한 비용, 친목도 다지고 운동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당구장이 인기를 끌면서 청소년 흡연 조장 등 탈선 온상화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구장의 경우 소규모 체육시설업종에 속해 국민건강증진법상 금연 대상 시설이 아니어서 자유롭게 흡연이 가능하다. 국민건강증진법에는 체육시설 금연은 1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시설만 금연구역으로 정해져 있다. 스크린 골프장도 금연시설로 지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면서 운동을 한다는 점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당구장과 노래방 등에 대한 금연지역 확대를 검토하고 이를 법에 적용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