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달…첫 작품 올리는 조통달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 "대중과 함께하는 극 만들고 싶어"

훌륭한 재인들 많아 행복 / '이화우' 작창 20여곡 심혈 / 소리 백미 제대로 보여 줄 터

 

“우리 창극단에 대통령상 수상자가 열명이나 됩니다. 실력으로는 전국 최고라고 내세울 수 있죠. 훌륭한 재인(才人)들을 만나 행복합니다. 이들을 잘 엮어내는 것은 제 몫이죠.”

 

취임 한달 만에 첫 창극 ‘이화우 흩날릴제’를 올리는 조통달(본명 동규,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전수교육조교)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 취임하자마자 창극을 준비하느라 밤잠까지 줄였다는 조 단장은 “만족할만한 작품이 나왔다”고 흡족해했다. “역량있는 단원들이 많아 지도하는대로, 원하는대로 소리를 만듭니다. 작품할 맛이 나지요. 앞으로도 단원들과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겠습니다.”

 

이름만으로 이미 국악계 ‘브랜드’가 된 명창이 창극단장에 응모한 것은 “고향 후배들을 위해 힘써달라”는 요청때문이었다. 국립창극단 등을 거쳐 1990년대 전남도립국악단 단장을 지내고, 이후로는 후학양성과 공연에 매진해오다 고향인 익산에 전수관을 짓고 활동해왔다.

 

이모인 박초월·박초선명창과 임방울 명창, 정권진 명창 등 당대 최고의 선생에게서 춘향가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바탕을 모두 사사하고, 가야금산조와 거문고, 아쟁에 무용과 연기까지 두루 익힌 단장은 예명대로 국악을 ‘통달(通達)’했다. 이러한 재능으로 10대 때부터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와 KBS국악대상 남도예술제 등 전국의 판소리 경연대회를 섭렵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해외 주요 공연장과 축제에도 초청받았다.

 

단장은 창극단과의 작업을 “소리인생의 마무리를 짓는다는 생각으로 한 작품 한 작품 ‘혼’을 쏟겠다”고 했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현대화한 창극, 관행적으로 만들어지는 극이 아니라 대중과 함께하는 작품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판소리도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며 인기를 얻는 유행가처럼 만들고 싶다는 것. 역량있는 단원들이라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창극 ‘이화우…’는 첫 작업. “창극으로 잔뼈가 굵었으니 ‘창극 박사’라고 할 수 있겠죠. 이번 작품은 소리의 아름다움을 맛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었어요. 특히 매창 상여나가는 부분이 백미가 될 것입니다.”

 

짧은 준비기간으로 단장의 색깔을 오롯이 보여주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있겠지만 주어진 시간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극을 위해 20여곡이 넘는 소리를 직접 만들었다. “미국 하버드대학에 매창의 시가 50여점이나 보관돼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예술성이 뛰어난 인물이었죠. 창극으로 그의 예술혼이 아름답게 재현되기를 바랍니다.”

 

“정말 뛰어나다”며 단원들에게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보이는 단장은 이번 창극은 소리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맛볼수 있는 창극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