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산하기관 경영평가 믿을 수 있나

세계적 자동차 연구기관을 지향하는 전북자동차기술원에 대한 전북도 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복마전이 따로 없다. 전북도 경영평가에서 7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기관인데 속을 까보니 경영상태가 엉망이었다.

 

전북도가 출연해 지난 2003년 설립된 전북자동차기술원(이하 기술원)은 정책기획·연구개발 및 엔지니어링 솔루션 제공으로 자동차산업의 가치창출과 기술발전 선도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다. 정작 전북도 감사관실 감사 결과에서 드러난 기술원의 운영 실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최근 감사 자료에 따르면 기술원의 팀장 등 담당자는 2012년부터 올 7월까지 53개 업체의 시험·분석 및 연구장비 사용(206건) 수수료 5억1700여만원과 12개업체의 수수료 1억2000여만원을 임의로 부과하지 않았다. 또 159개 업체에 대해서는 1억7000만원을 할인해 주는 등 총 8억1700여만원을 할인해 주거나 아예 부과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직원과 업체간 뒷거래 비리 정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혹은 잠재우기 쉽지 않다. 기술원이 감사과정에서 수수료 미부과의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 컴퓨터 기록을 삭제했다는 사실은 떳떳치 못했음을 자인한 꼴이다.

 

게다가 장비관리 허술과 조직 운영 부적정도 속속 밝혀졌다. 70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구입한 9억4000만원 상당의 266종 장비를 물품등록대장에 등록하지 않았다. 연구과정에서 취득한 지적재산권과 연구기자재 및 시작품 등은 기술원의 소유임에도 참여업체인 A사 명의로 특허를 출원하고, 5종 2300만원 상당의 연구기자재는 외부업체가 사용토록 했다. 연구개발 핵심인 전용 툴을 외부업체에서 구입했음에도 자체 개발한 것처럼 속여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

 

직원을 채용하면서 연구경력이 전혀 없거나 미달되는 등 임용자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3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273억원 규모의 상용차부품 복합주행 성능 시험장을 군산에 조성하는 과정에서는 10억원 상당을 설계에 과다 계상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런 총체적 부실운영에도 전북도가 7년 연속 경영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는 게 아이러니다. 이래 가지고는 기술원이 전기 및 수소·무인차 시대 도래 등의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산업 환경 속에서 미션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환골탈태해야 한다. 그동안 관계기관의 지도감독도 문제가 없었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