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짓겠다더니 '차일피일'

현대重, 市와 서군산축구장 건립 MOU / 4년 넘게 사업 이행 않고 경영난 핑계만

군산 경제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주)이 군산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군산시와 함께 사업비 85억 원을 들여 서군산지역 축구장을 짓기로 협약을 맺은 지 4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약속이행을 위한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군산시는 지난 2011년 6월 15일 군산 산북동 3350번지 일원 3만4000㎡ 부지에 천연 잔디 및 인조 잔디 등 축구장 2면, 관람석, 관리동, 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당초 사업비는 85억으로 현대중공업이 50억을 지원하고 군산시는 35억을 들여 부지매입과 부지 성토 작업을 통해 2012년 12월 말까지 축구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후 군산시는 축구장 조성을 위한 사유지를 매입한 뒤 성토작업을 벌였고 현대중공업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시공사 선정에 들어가는 등 축구장 조성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업체들이 참여하지 않아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산됐고, 4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사업 추진이 정지된 상황이다.

 

축구장 조성을 위한 설계용역을 벌인 현대중공업이 애초 사업비를 50억으로 책정했지만 실제 입찰 참여 희망 업체들은 최소 70억이 소요돼야 공사가 가능한 금액이라고 판단, 입찰 참여를 기피해 유찰로 이어진 것이다.

 

이후 군산시민과 의회, 지자체에서 조속한 사업 추진을 요청했지만 현대중공업은 돌연 ‘조선업 경영난’을 이유로 사업추진을 미뤄왔고 현재까지도 사업이 언제 추진될지 모르는 미지수로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설경민 군산시의회 의원은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현대중공업도 문제지만 ‘섣부른 협약’을 한 군산시도 더욱 큰 문제”라며 “현대중공업 군산 유치를 위해 100억 여원을 지원한 바 있는 만큼 현대중공업도 책임 있는 환원경영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비 책정을 위한 설계를 현대중공업에서 했던 만큼 추가로 늘어나야 할 공사비 20여억 원도 현대중공업에서 책임지는 게 마땅하다”며 “이제와 조선업 경기 불황을 이유로 공사 추진일정도 잡지 않고 ‘기다려줘’라는 입장으로 일관하는 현대중공업은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군산시 관계자는 “최근 현대중공업에 축구장 조속 설립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이에 대한 회신으로 ‘조선업 경기자 좋지 않아 경기 회복 상태를 지켜보며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군산시에서도 빠른 사업추진을 위해 내년 2월 울산 현대를 방문해 서군산축구장 건립과 관련한 확답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산시는 현대중공업의 군산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기업이전지원 등 모두 100억 여원을 지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