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대전 납치강도 사건을 저지르고, 지난달과 이달에는 전주시내에서만 4차례 여성을 상대로 한 납치강도 행각을 벌인 피의자 손모씨(41) 검거는 경찰 각 부서의 협업이 이뤄낸 성과라는 평가다.
15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5일 전주시 덕진동 종합경기장에서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덕진경찰서 강력팀 전원을 수사전담팀으로 구성해 수사를 벌였다.
이어 5일에 한 번 꼴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고 용의자의 신원도 특정되지 않자 지방청 직속 광역수사대는 물론, 전주 완산경찰서 강력팀까지 사건에 투입했다.
그러나 수사 초기 용의자의 지문만 확보됐을 뿐 이렇다할 신원조차 나오지 않아 수사가 어려웠던 상황에서 지난 13일 오후 10시30분께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 영화제작소 공영주차장에서 또다시 발생한 납치강도 미수사건 당시 손씨가 피해 여성 차량 안에 놓고 간 과도가 발견됐다.
이를 토대로 광역수사대가 편의점 등을 돌며 과도 구매자를 확인하기 시작했고, 완산경찰서는 사건 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방범용 CCTV를 분석해 손씨를 역추적했다.
수사망을 좁히던 경찰은 결국 14일 오후 7시40분께 전주시 효자동 비전대 인근 원룸촌에서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손씨를 체포했다. 당시 현장에는 광역수사대와 완산경찰서 등 30명의 경찰이 잠복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덕진경찰서의 사건 초기 세밀한 기초 수사 자료와 완산경찰서의 사건 발생 지역 주변의 CCTV 분석, 광역수사대의 저인망식 탐문 수사, 여기에 지방청 강력계의 수사 구심점 역할 등이 맞물린 성과였다.
박성구 전북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각 부서의 협업이 빛을 발하면서 10년 전 대전의 미제사건까지 해결하게 됐다”며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협조가 범인 검거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재원 전북경찰청장은 이날 완산경찰서를 방문해 손씨를 검거하는데 공을 세운 문기섭·김길철 경위와 박경민 경사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노고를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