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50대 이상 장년층의 창작열은 뜨거운데 반해 20대의 관심은 시들하다. 연령이 높아지면서 사회나 시대에 대한 관심보다는 일상과 가족을 둘러보는 글이 증가하고 있다.
‘2016 전북일보 신춘문예’ 공모에는 모두 418명이 1037편을 응모했다. 응모자는 지난해 393명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작품수는 지난해 1075편보다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시에 143명이 600편, 단편소설 61명이 62편, 동화 72명이 80편, 수필 142명이 295편을 응모했다. 수필부문 응모자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시와 소설은 감소하는 추세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의 장년층 응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70대 응모자가 부문별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어 장년층 글쓰기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충청, 강원, 대구경북, 경남, 부산, 전남, 광주,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작품을 보냈다. 부문별로는 수필 응모작이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았고, 소설과 시·동화는 상대적으로 평이했다. 지난 15일 오후 본보 회의실에서 열린 예비심사에 참여한 ‘전북일보 문우회(신춘문예 당선자 출신 작가들의 모임)’작가들은 “전체적으로는 일정한 글쓰기 틀과 내용을 갖추고 있지만 장르별로 편차가 드러난다”며 “글을 마무리짓는 힘이나 치열한 정신이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이날 예비심사에는 안성덕 시인, 장은영 동화작가, 황보윤 소설가, 이길상 시인, 문신 시인, 최기우 극작가가 참여했다.
시는 일상생활에서 발견한 소재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풀어나가는 작품들이 많았다. 시적 문장구성이 일정한 수준 이상이었고, 시류나 유행을 따르거나 공모전을 위한 상투적인 형식의 것들은 전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무난하고 평면적인 작품이 많아 아쉬움을 남겼다.
문신 시인은 “사회 또는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보다는 내면을 응시하는 시가 많았는데, 왜 내면을 들여다보아야 하는지 모르면서 그러한 시를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상황이나 사실, 진실보다는 형상화 차원에서의 말만 있는 시가 많았다”고 말했다. 안성덕 시인과 이길상 시인도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시가 적어 아쉬움이 남았다”면서 “보다 젊은 응모자들이 실험적이고 깊이있는 도전을 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설부문도 50대 이상 응모자가 많았다. 따라서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나 가족, 부모에 대한 소재를 많이 다루는데다, 문장 숙련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청장년층 응모자들은 노동문제나 노숙자 등 사회의 어두운 현실이나 애환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황보윤 작가는 “글쓰기를 통한 치유와 자서전쓰기 같은 스토리텔링 강좌가 많아져 소설을 쓰는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동화의 소재도 평이했다. 형제간 갈등, 치매노인이나 장애인문제, 사물의 의인화 등 기성 동화에 자주 등장했던 소재들이 많았다. 장은영 작가는 “작가의 세계관이 드러나있지 않거나 주제를 형상화하는데 성공한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참신한 발상이 더욱 필요해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수필은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감동적인 작품이 많았다. 장르의 특성상 일상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글이 대부분이었는데, 글의 틀과 문장, 내용이 잘 어우러지는 작품이 많았다. 반면 전체적인 응모작 경향처럼 사회를 바라보는 냉철한 시각은 드물었다. 최기우 극작가는 “응모작을 보는 내내 절절한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며 “수필 응모작 수준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2016년 1월 1일자 본보 신년호에 발표되며,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