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선거 잘못하면 혹독한 대가 치른다

익산시가 시장을 잘못 선택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익산시가 1년 전 결정한 동산동 하수슬러지 자원화시설 공사 중단에 따른 후유증을 지금까지 앓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시장이 된 박경철씨가 취임 한달만에 공정률 20%인 공사를 주민 민원을 이유로 전격 중단시킨 후 업체의 공사중단 무효소송과 국비를 준 환경부의 고발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박씨가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시장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익산시는 1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새 시장도 뽑아야 할 처지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익산시 전체를 분탕질한 꼴이다.

 

익산시는 전임 이한수 시장 시절 국비 138억 원 등 총사업비 198억 원을 투입하는 하수슬러지 자원화시설 공사에 착공했다.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시설이 들어서는 동산동 주민들이 ‘하수슬러지 자원화사업’을 반대했다. 하수종말처리장, 음식물처리장, 생활압축쓰레기야적장, 공단폐수처리장 등이 혼재한 터에 하수슬러지 자원화시설까지 들어서게 되자 반발한 것이다. 전임 시장은 사업을 밀어붙여 착공했고, 후임 시장은 취임 한달만에 공사를 중단시켰다.

 

전임 시장의 공사 강행도 문제겠지만, 전격 중단한 후임 시장의 조치는 이해하기 힘들다. 반대 주민들이 주장한 대로 건조기를 패들방식에서 악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디스크방식으로 설계변경 하는 등 적극적 대책 검토 대신 공사를 중단시켰고, 후속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시공업체측이 공사중단무효소송을 제기했고, 익산시가 공사를 재개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한 재판부는 직권조정으로 손해배상 판결할 분위기다. 최근 재판부는 시공업체에 손해배상액을 산정해 제출토록했는데, 60∼70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익산시는 환경부로부터 고발도 당했다. 하수슬러지 자원화시설공사를 명목으로 138억 원의 국비를 받아간 뒤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사업 결제라인 간부 공무원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 시장과 결제 라인 공무원들이 사업 중단에 따른 손해액을 공동으로 물어내야 할 판이다.

 

직선 단체장 제도에서 공무원들은 특별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민간인 출신 단체장을 보좌할 때 더욱 그렇다. 민원을 핑계로, 단체장 의지라며 앞뒤 가리지 않고 판단했다가는 수십년간 쌓은 공직탑은 모래성이 된다.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