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새만금산학융합지구를 가다 (하) 탈바꿈한 군산산업단지] 산·학 협력 최적 모델 정착

50개 연구소 2년간 R&D 18건 51억 수주 / 융합지구 이전학과 취업률 33%대로 증가

서울대 공과대학은 최근 관악캠퍼스 내 신공학관을 기업에게 개방, 기업부설연구소를 유치해 산학협력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캠퍼스마스터플랜을 수립,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공학대학 총 면적 중 30%를 중견·중소기업 부설연구소 등을 유치해 캠퍼스와 기업간 공간적 통합을 통해 산학협력 기반 연구개발(R&D)을 중점 추진키로 한 것이다.

 

서울대 공대의 마스터플랜에 대해 국내 산업계에서는 ‘파격’으로 보고 있으나, 해외 유수의 공과대학에서는 대학과 기업의 산학융합이 산학협력의 대표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유럽 최고 명문 공대로 꼽히는 독일 아헨공대는 대학 내 기업연구소를 유치하여 다양한 기업 수요형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해 R&D-연구인력양성-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활성화되어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는 마이크로소프트, 히타치 등 글로벌 기업과 벤처기업이 밀집된 웨스트 케임브지리로 공과대학 캠퍼스를 이전을 추진중에 있다.

 

이처럼 공과대학의 기업과의 공간적 통합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 수천여명에 달하는 석·박사급 우수 인력을 양성하고도 산업현장으로의 고용은 저조하고, 대학에서 개발한 신기술 역시 상용화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의 산학협력 틀을 깨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13년 9월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완공된 전북새만금산학융합지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산업단지로 대학캠퍼스를 이전하였다.

 

산업현장을 품은 대학과 대학을 품은 산업단지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생산위주의 대기업 협력형태로 클러스터가 조성된 군산산업단지는 작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잇따른 대기업들의 경영 악화로 협력 중소기업들도 경영에 어려움에 처하는 산업구조에서 탈피하여 중소기업만의 신기술, 독자 아이템을 확보하려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군산지역 기업부설연구소는 110개소, 전담부서는 59개소로, 전주에 이어 가장 많은 기업수가 등록됐다. 전북새만금산학융합지구 기업연구관에 입주한 연구소만 50개사로 지난 2년동안 18건 51억원 R&D를 수주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지식기반 경영 확산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뿐만아니라 지역 산업단지로 취업을 기피하는 대학가의 모습도 변화기를 맞이하고 있다. 전북새만금산학융합지구 이전학과 중 A학과의 경우, 군산-전북 도내 산업단지 기업 취업률이 2013년 29%대 였으나, 점차 증가추세로 2015년 33%대로 증가했다.

 

실제 산학융합지구 입주기업 연구인력 120여명 중 신규채용 인력이 32명으로 이중, 산학융합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취업한 학생은 20여명에 달하고 있다.

 

전북새만금산학융합본부 이학진 원장은 “공장 중심의 산업단지 내 대학캠퍼스가 들어오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산학협력의 필요성을 몰랐던 기업들의 산학융합본부를 통해 다각적인 산학융합형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가하면, 사람을 뽑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도 일찌감치 교수·학생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우수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채용하는 등 곳곳에서 선순환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산국가산업단지경영자협의회 최영규 총무국장은 “산학융합지구 조성기간 2년을 빼고 실질적으로 3년여의 사업기간에 대학 이전과 기업이 입주하여 산학융합시스템이 정착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제 막 안정기에 들어선 사업이 지원 종료로 성장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을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산산업단지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지속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