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규래 대한적십자 봉사회 전국협의회 자문위원장 "나눌수록 복지 사각지대 줄어요"

전북서 40여년 2만6000여 시간 봉사 / 무료급식·의료·구호활동 등 이어와

▲ 임규래 적십자 봉사회 전국협의회 자문위원장이 봉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요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기부가 줄고 있습니다. 반면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은 늘고 있지요. 나눔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나누면 나눌수록 복지 사각지대는 줄어듭니다.”

 

40여년간 전북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온 임규래(70) 대한적십자 봉사회 전국협의회 자문위원장은 ‘봉사왕’으로 불린다. 지난 1974년부터 적십자 봉사원으로 일해 온 임 위원장은 지금까지 모두 2만6000여 시간을 적십자 봉사활동에 썼다. 군 복무 기간(21개월)으로 환산하면 한 번 제대한 뒤 다시 입대해 병장까지 복무해야 하는 시간과 맞먹는다.

 

임 위원장은 또 1999년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기부를 해오고 있는 나눔 실천의 리더로서 적십자 특별회비만 3000여만원을 납부했다.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도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는 적십자 봉사원 활동과는 별개로 1995년부터 매년 지역에 사는 어르신들에게 겨울철 난방비 지원, 여름에는 삼계탕 나눔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나눔을 실천하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주변에 어렵게 사는 이웃들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임규래 위원장은 지난 1970년 지인들의 봉사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눔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봉사활동의 폭을 점차 넓혀갔다. 80년대 중반까지 보건소가 없는 시골마을을 돌며 의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당시 의료 사각지대가 많은 상황에서 그가 낸 아이디어를 적십자에서 수용해 이뤄진 일이다. 그는 또 80년대 중반 무료급식을 적십자에 제안해 어르신들과 극빈층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그는 전북지역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봉사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77년 59명이 숨지고 1158명이 부상을 입은 것은 물론, 1647세대 78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이리역 폭발사고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펼쳤다. 이와 함께 지난 2011년 발생한 정읍시 산외마을 홍수 현장에서도 5일 간 머물며 이재민들을 도왔다. 그가 대통령상을 3번이나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의 나눔 활동은 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다. 그의 손자들은 5년 전부터 매년 용돈을 모아 기부하고 있으며,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봉사활동 현장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나눔을 실천할 것”이라는 임규래 위원장은 “봉사에서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나눔을 실천하면 돈으로 살 수 없는 기분 좋은 에너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인당 국민 소득이 아무리 많아져도 빈부 격차가 벌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소외된 삶을 산다면 행복한 사회가 아니다”면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은 없지만, 모두가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려는 노력이 모여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