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51위·삼성증권 후원)이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대결에서 아쉽게 완패했지만 ‘경험’이라는 큰 소득을 얻었다.
정현은 1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총상금 4400만 호주달러) 남자단식 1회전에서 조코비치에게 0-3(3-6 2-6 4-6)으로 졌다.
그러나 정현이 지난해 그랜드슬램 타이틀 3개를 따낸 최강자 조코비치와 랠리를 펼치는 모습은 팬들에게 이덕희, 이형택에 이어 또다시 한국 선수가 메이저대회를 누빌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줬다.
1981년 US오픈 4회전(16강)까지 진출하며 세계랭킹 34위까지 올랐던 이덕희 이후 한국 테니스는 이형택의 등장까지 약 20년을 기다려야 했다.
이형택(당시 182위)은 2000년 한국 남자선수로는 최초로 US오픈 16강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이형택은 16강에서 4번 시드의 피트 샘프라스(미국)에게 0-3(6<4>-7 2-6 4-6)으로 패했다.
이형택은 2003년에도 윔블던 단식 1회전에서 4번 시드로 나온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대결해 0-3(3-6 3-6 6<2>-7)으로 졌다.
그러나 이형택은 그해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투어 대회에서는 결승에서 당시 세계 4위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를 2-1(4-6 7-6<6> 7-6<4>)로 꺾고 한국인 남자 최초로 투어를 정복했다.
또 이형택은 2007년 US오픈에서는 당시 20살로 세계랭킹 19위던 ‘신예’ 앤디 머리(영국)를 3-1(6-3 6-3 2-6 7-5)로 꺾고 7년만에 다시 16강에 올랐다.
이형택 이후 한동안 스타 선수 부재에 시달리던 한국 테니스에 ‘약관’의 정현은 새로운 희망이다.
정현은 지난해 US오픈 2회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5위였던 스탄 바브링카(스위스)와 싸워 0-3(6<2>-7 6<4>-7 6<6>-7)으로 졌지만 매 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접전을 펼쳤다.
스무살인 정현이 아직 ‘톱10’ 선수를 이겨본 적은 없으나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