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식 시장 배임 혐의 철저히 밝혀야"

김제시민단체연합 기자회견 / 직권 남용·구매 강행 등 지적

▲ 19일 전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이건식 김제시장의 배임혐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김제시민단체연합의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일부 김제시민이 시민단체에 항의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김제농민회와 여성농민회 등으로 구성된 김제시민단체연합은 19일 전북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감사원이 이건식 김제시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수사요청한 것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감사원이 이 시장에 대해 이런 판단을 한 근거는 가축면역증강제를 구입하는데 누가 봐도 납득하기 힘든 직권남용의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라면서 “검찰의 공정한 수사와 전북도 및 김제시의회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제시는 5년간 16억여 원의 물량을 구입하면서 왜 단 한번도 입찰을 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비슷한 용도의 다른 업체제품에 비해 가격이 높지는 않았는지, 제품 사용으로 가축의 소화장애 등 피해를 호소한 피해농가의 규모와 피해액은 어느 정도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원을 이유로 제품 사용 중단을 건의한 담당자에게 직권을 남용하거나,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의혹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재정운영 실태’에 따르면 이건식 시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가축면역증강제 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후배 업체의 청탁을 받고 수의계약 또는 1억 원 미만 분할 구매 방식으로 16억 원 가량의 가축 보조사료를 구매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또 이 과정에서 담당 부서가 특혜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이자 담당 직원의 업무를 바꾸도록 하는 등 구매를 강행했으며, 예산 편성까지 직접 관여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에 김제시에 이 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을 통보한데 이어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건식 시장은 이날 시민단체의 기자회견 후 기자실에 들러 “감사원이 발표한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현재 재심청구를 준비 중”이라면서 “가축면역증강제를 구입한 것은 조류인플루엔자(AI)를 막기 위함이었다”고 밝혔다. 또 후배업체의 청탁을 받고 특정업체 제품을 구입했다는 것에 대해 “오비이락격으로, (나 자신은)결백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김제시민단체연합의 기자회견장에서는 기자회견을 반대하는 일부 김제시민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