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자치단체 재정운영 실태’감사에서 드러난 김제시의 가축면역증강제 지원사업과 관련한 이 시장의 처신은 법적인 문제를 떠나 누가 보더라도 부적절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후배 업체의 청탁을 받고 수의계약 또는 1억원 미만 분할 구매 방식으로 16억원 가량의 가축 보조사료를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담당 부서가 특혜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이자 담당 직원을 바꿔서까지 강행했으며, 축산농가가 가축보조 사료를 기피하자 가축분뇨 악취 제거용으로 구입하도록 사업을 변경 추진하기도 했다.
이런 감사원의 지적만으로도 한 자치단체를 책임지는 장으로서 정도를 많이 벗어난 개입으로 읽혀진다. 선거 때 도와준 후배를 배려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살림을 책임지는 단체장으로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공정하게 다루는 일보다 더 우선일 수는 없다. 축산농가에서 바라는 사업들이 부지기수일 텐데 굳이 꺼려하는 사업을 진행한 것이나, 공무원을 바꿔서까지 강행한 처사를 어찌 단체장의 고유권한이라고 할 것인가.
이 시장은 감사원의 발표 내용이 사실과 달라 현재 재심청구를 준비 중이고, 가축면역증강제를 구입한 것은 조류인플루엔자(AI)를 막기 위함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고향 후배업체의 청탁을 받고 특정업체 제품을 구입했다는 것도 오비이락 격이라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에 의해 검찰 수사 의뢰까지 된 사안이 이 시장의 결백 주장으로 어물쩍 넘어가거나 덮어질 수 없다.
일부 김제 시민들이 이날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을 반대하며 실랑이를 벌인 것도 이상한 모양새다. 이 시장이 김제시 축산농가를 위해 사심 없이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했다면 검찰수사에서 당당히 해명하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