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도 지난 21일 전년도 최고치를 경신한 8297만kW으로 삼일 연속 8000만kW를 오르내리고 있음에도 전력수급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벗어나 보인다.
안정적 전력공급을 기본가치로 전력산업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2011년 9·15전력대란 이후 지난 수년간 겨울은 수급안정을 위한 노력과 걱정으로 동장군의 매서운 한파를 느낄 겨를조차 없었다.
매일 헤드라인을 장식하던 전력수급 관련 뉴스는 올 겨울을 과연 무사히 넘길 수 있는지 여부가 큰 관심사였고, 냉기 감도는 사무실의 추위를 내복과 에너지 위기극복에 동참한다는 자부심으로 이겨내던 시절이었다.
9·15당시 6726만kW였던 전력수요는 4년이 지난 지금 무려 23%나 증가한 8297만kW에 이르고 있음에도 모두가 평온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정부와 산업계 그리고 국민들의 고통 분담과 위기 극복 노력의 결과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수급안정의 핵심인 공급능력은 전력난이 극심했던 2012년 예비율이 3~5%에 불과했었으나 최근 들어 16~20%까지 수직 상승했다.
실제 지난 21일 역대 최고 피크치를 경신했음에도 예비율은 14%(1182만kW)을 보유하고 있어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발전설비용량 역시 1월 16일 기준 9819만kW로 최근 신고리 3호기(140만kW)가 전력공급을 시작하면서 ‘1억kW시대’ 개막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는 2010년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후 발전설비 증대와 에너지 절약운동이 전기사용에 대한 국민의 의식을 변화시킨 결과라 할 수 있다.
겨울철 최대전력 경신은 난방용 전력수요 급증이 주요 원인으로, 동계 전력 수요가 하계를 넘어 선지는 이미 오래전이다.
동계 난방용 전력수요는 전력거래소 추산 약1800~2000만kW 정도며, 냉난방 부하가 거의 없는 봄·가을의 전력수요 6000만kW에 난방기 가동으로 인한 부하가 더해지면서 전력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다음 주까지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최대 전력수요가 갱신될 가능성은 있지만 1300만kW에 달하는 예비력과 수요자원 거래시장에 등록된 289만kW를 활용해 유사시 자발적 전력수요 감축을 유도하고, 석탄화력 발전기 출력상향 등을 통해 421만kW의 추가예비력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전압 하향 조정, 민간 발전기 가동, 긴급절전 등 300만kW의 비상 단계별 대책도 완비한 상태이며, 한전 본사 및 사업소에 수급비상 대응을 위한 ‘동계 비상수급대책 상황실’을 다음달 19일까지 운영 중에 있다.
이처럼 전력수급에는 2중, 3중의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으나, 국가 에너지의 효율 향상을 위해 실내 적정 난방온도 유지 및 개문 영업자제 등 시민들의 지속가능한 자발적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