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적인 정치역학 관계를 떠나 양당 구도의 폐해를 가장 절감한 곳이 전북이다. 수십년간 계속된 특정 정당의 독식 아래 전북의 정치는 숨 쉴 곳이 없었다.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연결되는 상황에서 유권자의 선택권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공천 구조상 기득권을 넘을 수 있는 벽도 높아 유권자의 심판으로 정치인을 걸러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전북 지역구의 국회의원들이 지역현안에 힘을 합치지 않거나 민심과 다른 방향의 정치적 활동이 버젓이 행해진 것도 유권자들을 무섭게 여기지 않은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이런 지역의 정치적 폐쇄성을 타파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북 정치발전에 새 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새로운 정당의 출현이 곧 전북 유권자의 정치적 갈증을 푸는 등식은 아니다. 국민의당이 제대로 설 때 가능하다. 하지만 공식 창당을 앞두고 일부에서 벌써 실망감이 나오고 있다. 창당 선언 때 호남에서의 높은 지지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는 이유를 잘 살펴야 한다. 새로 출발하는 정당의 성패는 인재 영입에 달려 있다. 국민의당에 인재가 모이지 않는다면 미래도 없다. 전북도당 창당대회에서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향해 신당 합류를 구애했다. 광주·전남에 비해 전북지역 현역 의원의 참여가 적은 상황을 반전시켜 호남에서 신당 바람을 일으키고 싶은 욕심일 게다. 그러나 인위적인 인재 영입에는 한계가 있다. 또 기득권 정치를 비판하며 담대한 변화를 모토로 삼은 창당 배경과도 맞지 않다고 본다.
국민의당은 창당 선언 당시의 초심을 잃어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오는 4월 총선에서 당장 몇 석의 국회의원을 더 늘리는 데 급급해서는 의석도 잃고 정권 창출의 기회를 갖기도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다. 인위적인 세 불리기 앞에 신당의 색깔이 점차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귀담아야 한다.